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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그 온갖 욕설과 모욕적 언행이 혀끝에서 뱅뱅 돌았었는데 어떻게 참았는지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덩달아 학생들까지도 용기 백배 하여 요즘 선생들이 선생으로나 보이겠는가? 어떻게 감히 선생님 소리를 언감생심 바라기나 하겠는가? 그냥 선생 정도면 족해야지. 짓뭉개버려도 선생들은 힘 한번 못 쓸 거라는 거 다 안다. 부모님으로부터, 막강한 언론매체들을 통해 분명하고 확실하게 학습한 바니 오죽 하겠는가? 이런 교사로서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요즘. 그래도 아이들 앞에선 열심히 묵묵히 땀 흘려야 하리라. 수업 중인 40여명의 학생이, 아니 하루 종일 만났던 200여명 학생들이 어디 다 그렇겠는가? 못났어도 선생님인 줄 알고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이 있잖은가? 자기 자식 맡아 사람 만들어 준다며 고마워하시는 학부모들이 계시기에 기차소리 요란해도 잘 자라는 옥수수처럼 여전히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수많은 이 땅의 교사들이 여전히 흉가를 지키고 있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 데 저 선생 실력 없데’ 공부는 이따 학원에서 하고 잠이나 자 볼까를 되뇌며 단잠에 빠져있는 영악의 극치를 달리는 아이들, 교육 당국과 국가기관이야 민원처럼 무서워하는 것이 없으니 수시로 올라오는 학생, 학부모들의 일방적인 소리에나 신경 쓸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공무원인 주제에 민원이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무슨 해명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전후좌우 경황 살피는 거야 남의 일일 테니 단세포적인 극단만 가지고 몰아붙여버리는 안타까움, 이래서 덕 보며 이로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꾸준히 더 찾아보시라! 만신창이를 만들어 버렸으니 이 참에 확실히 꼼짝 못하게 눌러놔야 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일부 교원단체에서는 학부모를 고발하는 역공까지 취했다는 데 별로 보기 좋아 보이질 않는다. 물론 대꾸하고 싶고 항변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겠지만 그런 곁가지 치기로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힘을 결집할 때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미 선생은 저들 학생과 학부모들 앞에 더 이상 선생이 아니고 얼마든지 무릎도 꿇리고 머리채도 휘어 잡힐 수 있는 당연히 저 아래 쪽에서 생활하는 지식 팔아먹는 장사 정도밖에 안되는 수준 가지고는 근본은 건들지도 못 한 채 변죽만 울려댈 뿐이지 않은가?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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