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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2 13:04 수정 : 2005.02.22 13:04

2002년 8월 취임한 이래 기초교육 강화를 통한연구중심 대학 육성을 기치로 `서울대 개혁'에 앞장섰던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남은임기 동안 개혁정책을 마무리하고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할 뜻을 밝혔다.

정 총장은 22일 연합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학사정원 감축, 대학구조조정 등`하드웨어 개혁'이 어느 정도 틀을 갖췄다고 보고, "앞으로는 교육의 질 향상과 국제교류 강화 등 `소프트웨어 개혁'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총장과 일문일답.

-- 서울대 총장으로서 남은 임기가 1년반인데 올해의 목표는.
△ 지금까지는 새로운 사업을 펼치는데 주력했으나, 남은 기간에는 이 사업들을내실있게 완수하는 한편 그동안 저평가된 서울대를 제대로 평가받도록 하고 싶다.

중국 베이징대나 칭화대는 우리에게 비할 바가 못되지만 중국의 잠재력 때문에해외에서 높이 평가받는다.서울대는 역사도 짧고 노벨상 수상자를 못 낸 것도 엄연한 사실이지만 SCI(과학논문 인용색인) 순위에서는 세계 30위권이다.

해외 유수대학에 비하면 신생 대학에 가깝지만 열정을 갖고 연구ㆍ교육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학교를 제대로 평가받도록 노력하겠다.

--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 우선 교수가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publish or punish(논문을 발표하지않으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즉 논문이 곧 교수평가의 척도다. 그러나 대학은 연구기관이 아니라 교육기관이다. 교육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또 교과과정이 좀 더 단순해져야 한다. 현재의 학점 체계로는 넓고 깊이 있는교육은 어렵다. 과목을 줄이고 학점을 줄여야 한다. 많은 과목을 수강하는데 깊이있는 공부가 될 리 없다. 앞으로 과목 수를 대폭 축소하고 졸업학점도 120학점으로 줄여야 할 것이다.

과목당 3학점이니 모두 40과목이고 1학기에 5과목이면 충분하다. 교과목도 현재 서울대가 개설한 과목이 모두 9천여개 인데 이를 전면 검토해 대폭 줄여야 한다. 미국 프린스턴대는 1970년대 중반의 교과목이 지금까지 유지되며, 과목 수도 매우 단출하다. 중요한 것은 과목수가 아니라 내실있는 연구와 교육이다.

-- 국제교류 강화를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하고 있나.
△그동안 우리 학생들은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외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많이 나가지만, 외국 학생의 입장에서는 영어 강좌도 부족하고 한국어를 배우기도어려운 데다 장학금 지원도 없는 서울대에 굳이 찾아올 이유가 없었다.

우리 대학이 국제화되려면 구성원이 다양해질 필요가 있고, 따라서 외국 학생을더 많이 끌어들여야 한다.

서울대를 찾는 학생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보조해주고 대학원에서 석ㆍ박사 과정을 밟는 외국학생에게 장학지원을 늘리는 등 우리 학생이 외국에서 받는 만큼 우리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올해는 학생활동의 장을 다양화하기 위해 열심히 뛸 생각이다. 우선 4월에 하버드와 프린스턴에 다녀올 계획이며, 앞으로도 매달 외국대학을 방문하는 한이 있더라도 열심히 해보겠다.

-- 그동안 대학정원 감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향후의 계획은.
△ 학부정원도 좀 더 줄일 필요가 있지만 대학원도 정원을 줄여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현재 서울대 대학원생은 석ㆍ박사를 합쳐 1만명으로 3천∼4천명선인 하버드나 콜롬비아대에 비해 너무 많다. 정말 공부할 학생을 엄선해 이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현재 시행되는 GSI는 교수 1인당 1명의 대학원생을 선발토록 했지만 나중에 재원이 더 모이면 교수 1인당 2명으로 늘리고 그 외에는 추가지원 없이 교수마다 재량껏 추가로 대학원생을 선발케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 전문대학원으로 전환 문제는 어떻게 되나.
△ 전문대학원 문제는 단과대별로 찬ㆍ반 의견이 뚜렷한데 전문대학원 운영은단과대 자율에 맡길 방침이다.

올해 시작되는 치의학전문대학원의 등록금은 현행의 1.6배 선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다른 전문대학원도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하면 된다.

전문대학원의 특성에맞춰 등록금은 자율화하되 등록금의 일정 비율은 대학에 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전문대학원은 대학 자율에 맡기고 대학원은 소수정예로 감축하는 것이세계 유수대학의 추세이며 우리도 이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 입시전형의 다양화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은.
△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한 `지역균형선발제'는 성공적이라고 보고, 이번에는지역균형선발을 통해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고교나 해당 지역 교육청을 직접 방문하고 얘기를 나눠볼 생각이다.

앞으로는 일부 신입생을 `자유전공제'로 선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자유전공제는 현행 각 모집단위별 정원에서 조금씩 갹출해 선발한 뒤 대학에서는 자신이원하는 공부를 자유롭게 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비록 신입생 모집단위는 학부대학의 형태가 아닐지라도 선발한 학생에 대한 교육단위로서는 학부대학으로 이행해가고 있다.

`자유전공제'는 학부대학으로 이행해가는 준비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체계가 바로 서울대가 지향하는 `학부대학'의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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