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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28 15:29 수정 : 2006.05.29 14:15

할아버지의 발 / 정솔아 - 여수여자중학교 2학년

우리 할아버지의 발은요
비닐봉지처럼 쭈글쭈글 해요
쭉쭉 펴려 해도 안 되요.

우리 할아버지 발은요
수세미처럼 까칠까칠 해요.
무좀 약을 발라도 낫지 않아요.

우리 할아버지 발은요.
나이가 많아요
그래서 매일 땀만 흘려요.

하지만요
우리 할아버지 발에 약이 하나 생겼어요.
제 마음 담아서 씻겨 드리는
제 손길이지요.

홍시 / 오은영 - 여수여자중학교 2학년

주름살 깊게 패인 우리 할머니
터질 듯 말랑거리는 홍시 몇 알 가져오셨다.

여기까지 거리가 얼만데 …
“내 새끼들 묵으라고 가져왔재”
왠지 모를 속상함은 어느새 사르르

“떫고 퍼런 감은 우리 은영이 감이고,
쪼그라진 홍시는 할매 감이지.“
요때가 젤로 맛날 때라며
굵은 알로 쥐어 주시는 홍시에
가득 묻은 손녀 사랑

홍시 좋아하는 손녀 생각에
어둔 길눈 재촉하며
버스마다 고개 내미셨을 우리 할머니


[ 평 ]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아버지 어머니의 이혼이나 가출 때문에 할 수 없이 조부모에게 맡겨진 아이들에게 할머니 할아버지는 부모 이상의 뜻을 지닌 분이다. 이 아이들이 진정으로 그분들의 사랑과 헌신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글로 표현해 내는 일은 무척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할아버지의 발>은 동시처럼 귀엽고 편안하게 할아버지에 대한 자신의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 <홍시>는 홍시를 좋아하는 손녀를 위해 멀리서 버스를 타고 오신 할머니에 대해 안타까움과 감사한 마음을 잔잔하게 잘 표현한 작품이다. 이 시를 통해 훌쩍 커 버린 한 소녀의 성장기를 보는 것 같다.

김미순/ 전남국어교사모임. 여수여자중학교 교사 jagun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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