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18 19:22
수정 : 2006.06.18 21:32
서울시교육청 “2010학년도부터 복수지원…내일 공청회
이르면 2010 학년도 고교 입학 때부터 적용될 서울 시내 고교 배정 방안이 나왔다. 박부권 동국대 교수팀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위탁받아 18일 내놓은 ‘서울시 후기 일반계고 학교 선택권 확대 방안’은 현행 평준화 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중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을 넓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박 교수팀이 제안한 네 가지 방안 가운데, 1안과 2안은 중학생들이 서울 전역의 고교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1안은 서울 전역을 묶은 단일학군에서 2개교를 1·2지망으로 지원하도록 한다. 입학 정원의 10~20%를 1지망 지원자 가운데 추첨 배정하고, 1지망 학교에 배정되지 못한 2지망 지원자를 다시 추첨한다. 다음 단계로, 일반학군(지금의 11개 학군)의 2개교를 지원하도록 해 정원의 20~40% 가량을 추첨 배정한다. 이들 4개교에 배정되지 못하면, 인접 학군을 묶은 ‘통합학군’ 학교에 추첨 배정한다. 이때 성적분포는 고르게, 통학거리는 되도록 짧은 거리의 학교로 가도록 배정한다. 2안은 현재 고입 대상자가 입학 정원보다 3400여명이나 부족한 중부 공동학군의 학교 2곳을 먼저 지원하도록 한 다음, 1안에 따라 배정하는 방식이다. 통합학군은 현재의 11개 학군을 다시 편성해 ‘강남중부 통합학교군’ ‘서부강서 통합학교군’ 등 19개로 묶은 것이다. 이렇게 1안이나 2안이 채택되면, 비강남권 중학생도 ‘강남’ 고교에 지원할 수 있어 학교 선택권이 넓어진다. 반면, 강남 등의 선호 학교 인근 학부모들이 반발할 수 있고 평균 통학거리가 멀어질 수 있는 단점도 예상된다.
3안은 통합학군에서 3개교를 지원받아 1·2·3차 배정에서 정원의 일정 비율을 배정하고, 3차까지 배정받지 못하면 통합학군 안에서 추첨한다. 4안은 일반학군의 지망학교 2곳 가운데서 배정하고, 이어 통합학군의 지원학교 2곳 가운데 배정하며, 3차엔 통합학군에서 추첨하는 방식이다. 이 두 방안은 학교 선택 범위가 1·2안보다 좁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0일 공청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모은 뒤, 학생 배정 모의실험을 거쳐 10월 2차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박 교수팀이 12월 말 최종 연구결과를 내면 시교육청은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시행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정곤 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장은 “학생 선택권이 넓어지면 선호 학교와 비선호 학교가 갈리게 된다”며 “비선호 학교들이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데 힘쓰도록 해, 모든 고교들이 상향 평준화를 이루자는 게 새 방안의 궁극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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