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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0 16:07 수정 : 2006.06.20 16:11

19일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가 열리는 날, 재량 휴업일로 결정했다는 광남중학교의 가정통신문 ⓒ연합뉴스

월드컵 새벽경기날 일부학교 휴업, 청소년들의 생각

독일월드컵 G조 조별 2차전 한국-프랑스의 경기가 있는 19일, 새벽 4시에 경기가 시작되는 것을 감안해 일부 학교에서 수업시간을 늦추거나 아예 학교재량 임시휴업일로 지정해 눈길을 끌었다. 강제 야·자, 보충을 없애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도 아랑곳 하지 않던 학교가 월드컵 앞에서는 너그러워진 것이다.

서울 광남 중학교와 삼전초등학교는 이미 지난 15일, 경기가 열리는 19일을 재량 휴업일로 정했다고 밝혔었다. 학교 측은 새벽 시간에 경기가 있어 학생들이 밤새 TV를 시청하거나 응원을 하느라 학교에 나오더라도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휴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광남중 조중영 교감은 이 같은 결정은 월드컵에 인기에 편승한 임시조치가 아니라 학기초 학사계획을 세울 때부터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왜 한국 경기가 있는 날 기말고사를 보느냐'는 등의 학부모 항의 전화가 잇따랐다. 당시 상황을 고려하고 학내 의견을 수렴해 연간 학사계획을 짤 때 19일 휴업 결정을 내렸다"


경기도 일부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등교시간을 늦춰 수업을 진행했다.

부천에 위치한 상동고등학교는 이날 전교생의 등교시간을 평소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늦춘 뒤 첫 교시 수업을 오후 1시20분에 시작했고, 프랑스전에서 맹활약했던 박지성 선수 출신학교인 수원공고도 이날 학생들의 등교시간을 평소 오전 8시30분에서 9시로 30분으로 늦췄다.

상동고 학교관계자는 “학생회가 프랑스전에 등교시간을 늦춰달라고 사전에 건의했었다. 학교 측이 평소 공부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월드컵 경기 시청을 위해 내부 논의를 거쳐 학생회의 건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부러움의 눈초리를 보냈다.

정재원(중2)군은 “집안의 반대로 거리응원은 못 갔지만, 주변 친구들은 새벽 4시경기임에도 거리응원을 나간 친구들이 많아요. 그 친구들 대부분은 밤샘응원의 여파로 학교에서도 거의 뻗어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또 “솔직히 월드컵이 아니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렇게 뭉치기 힘들 것 같아요. 최근에 '응원에티켓'이 논란이 됐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거리문화도 괜찮고… 휴업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24일 열린 스위스전은 주5일제 수업으로 인해 학교를 가지 않는 놀토라서 거리응원에 나서는 청소년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교에서 기숙생활을 하는 명지외고 학생들은 토고전이 열리던 날 학교 체육관에 모여 단체응원전을 펼쳤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윤상미(고2)도 학교를 가지 않은 학생들을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너무 늦은 시간에 경기가 열려서 거리응원은 못 갔는데, 다른 학교의 휴업 소식을 듣고 부러웠어요. 집에서 축구 보느라 잠을 잘 못 잤는데, 등교시간이 7시30분이라 좀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윤 양은 월드컵 열풍으로 들떠 시민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은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 무분별한 거리응원문화를 비판하는 뉴스를 봤는데요. 월드컵이라는 이유로 뭐든지 용서(?)해 주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 같아요. 2002년도에는 깨끗한 응원문화로 해외에 보도도 됐는데, 올해는 청소도 안하고 물건을 부수는 사람도 많아서 안 좋았어요”

월드컵 출전 최초로 본선경기 승리를 거둔 토고전에 이어, 19일 막강 프랑스와의 격전에서 무승부를 이끌면서 태극전사들은 16강 진출에 성큼 나가선 듯하다. 24일 있을 조별 리그 3차 스위스전 결과에 따라 한국팀의 행보가 달라지겠지만, 국민들이 본연의 임무를 다 미루고 월드컵 인기에 편승하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점이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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