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학과장 출신..'개혁, 국제화에 적격' 평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이끌 새 수장으로 서남표(70)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석좌교수가 낙점됐다. KAIST는 23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임시 이사회를 갖고 신성철(54) KAIST 교수, 강성모(61)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 공대 학장 등 3명의 후보 중 서 교수를 신임총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 교수는 7월14일 취임식을 하고 향후 4년간 KAIST를 이끌게 된다. 서 교수는 1964년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70년부터 지금까지 MIT 기계공학과에서 교편을 잡아왔다.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공학담당 부총재를 역임하는 등 국제 과학계에서 명망이 높아 예전부터 포항공대 등에서 총장 영입 '0순위'로 거론됐다. 1991년부터 10년간 MIT 기계공학과 학과장을 맡아 교수진의 40% 이상을 기계공학 외의 다른 전공자로 교체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실시, 행정력을 인정받았다.KAIST와는 2002년 3월부터 3년간 기계공학과 초빙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는 일정 수의 학과를 집중 육성해 KAIST의 경쟁력을 대거 끌어올리고 미 MIT 등과의 인적 교류를 강화해 학교의 해외 네트워크를 넓힐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KAIST의 임관 이사회장(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은 "해외파 학자지만 KAIST와 연세대에서 초빙 교수를 역임하고 BK사업의 해외 자문역을 맡는 등 국내 정세에도 밝다는 점을 많이 감안했다"며 "미국 국적이라고는 하나 능력과 비전을 최우선으로 중시해 총장직을 맡기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로버트 러플린 현 총장은 7월13일 임기가 끝난 뒤에도 KAIST 측과 논의를 거쳐 국제 업무 등에 조언을 해주는 '상담역'을 맡기로 했다. 러플린 총장은 "서 교수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미국에서도 거물급 과학자로 이름이 높고 현지에서 KAIST보다 더 큰 대학의 총장직을 제의받은 적도 있다고 들었다"며 "(서 교수가) 개인적으로 많은 희생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는 것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균 기자 ta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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