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마음 먹고 책상 앞에서 결투를 신청해도 그 때만은 의자가 바로 수면제다 엉덩이 체온이 옮겨가 의자가 따뜻해지는 순간 나에게는 폭포 같은 잠이 쏟아진다 아무리 마음 먹고 연필 쥐고 책을 봐도 이 때만은 책과 연필이 바로 수면제다 연필이 뭉툭해지기도 전에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쌀가마니에서 쌀이 쏟아지듯 잠이 마구 쏟아진다 시험 치기 사흘 전, 나에겐 벼락이 친다 시험이 코앞일 때 나는 가시밭길을 걸어간다 불바다를 헤엄쳐간다 그럴 때 생각한다. ‘시험을 걱정하지 말고 시험 후를 생각하자’ 시험이 끝난 날 나는 가시밭길을 건너 불바다를 헤엄쳐 비로소 내 방 침대에 이 한 몸을 눕혔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시험 점수 발표 전까지는 절대 점수 확인 안한다’ 최재휘/대구 능인중 2학년
바로잡습니다 =19일치 학생글에 게재된 “잡아서 팔자!”는 춘천 봄내초등학교 4학년 박슬옹 학생의 글입니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