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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5 18:56 수정 : 2006.06.26 15:48

시험 기간

시험이 성큼 다가오면 모든 것이 바뀐다

어머니께서 최대한 부드럽게 ‘공부해라’ 소리를 해도

나의 귀에는 날카롭고 우뢰 같은 명령 소리

평소에는 귀찮아서 안하던 일들이

시험 기간엔 왜 그리 하고 싶을까


아무리 마음 먹고 책상 앞에서 결투를 신청해도

그 때만은 의자가 바로 수면제다

엉덩이 체온이 옮겨가 의자가 따뜻해지는 순간

나에게는 폭포 같은 잠이 쏟아진다

아무리 마음 먹고 연필 쥐고 책을 봐도

이 때만은 책과 연필이 바로 수면제다

연필이 뭉툭해지기도 전에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쌀가마니에서 쌀이 쏟아지듯 잠이 마구 쏟아진다

시험 치기 사흘 전,

나에겐 벼락이 친다

시험이 코앞일 때 나는

가시밭길을 걸어간다

불바다를 헤엄쳐간다

그럴 때 생각한다.

‘시험을 걱정하지 말고

시험 후를 생각하자’

시험이 끝난 날 나는

가시밭길을 건너

불바다를 헤엄쳐

비로소 내 방 침대에 이 한 몸을 눕혔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시험 점수 발표 전까지는

절대 점수 확인 안한다’

최재휘/대구 능인중 2학년


바로잡습니다 =19일치 학생글에 게재된 “잡아서 팔자!”는 춘천 봄내초등학교 4학년 박슬옹 학생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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