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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5 20:31 수정 : 2006.06.26 15:56

생각 키우기

가수 유영석의 노래 중에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노랫말을 음미하며 노래를 들어 봅시다.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 지나/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네모난 오디오, 네모난 컴퓨터, 티비/네모난 달력에 그려진 똑같은 하루를 의식도 못한 채로 그냥 숨만 쉬고 있는걸…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 말/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월드컵 축구경기가 한창인 지금, 대부분의 운동경기장은 사각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한 주위를 둘러보면 책, 그림들, 사진, 방, 책상, 침대, 종이 돈, 신분증, 편지와 메모지, 태극기, 교실, 컴퓨터, 달력, 버스, 건물, 아파트, 길, 계단, 티켓 등 인류가 만들어낸 인공물의 대부분은 사각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은 것들을 사각형으로 만들었을까요?

인류의 문명은 많은 건물과 도구들을 사각형으로 만들었습니다. 체계적이며, 안정적인 것은 사각형의 네모 안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므로 사각형의 세계는 규범적이며, 사회에서 인정된 것, 법으로 지켜진 것을 의미합니다. 일탈적이거나 사회에서 비주류적인 것, 범죄적인 것, 이상한 것은 사각형 안에서 들어올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눈, 우리의 의식, 우리의 관심사는 사각형 안에 들어 있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오랫동안 사각형에 길들여져 네모의 의식을 갖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 사각형 밖으로 잘려 나간 것, 사회가 인정하고 선택한, 이른바 질서 있고 규범적인 것, 즉 사각형의 사회 속에 들어온 것은 자연스럽게 생각하며, 잘려 나간 것은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바라보도록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항상 새로운 것, 처음 나타난 것은 사각형의 세계를 거부하는 것은 아닐까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사각형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정상과 비정상,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 가지고 싶어 하는 것과 배척하는 것을 정해 두고, 자신의 사각형이 도마인 양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을 그 사각형 위에 놓고 재단하는 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사각형 밖에 있는 것들, 자신의 사각형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잘려, 슬퍼하며 웅크리고 떨고 있는 것들은 없을까요?

유영석의 ‘네모의 꿈’은 과연 무엇일까요? 다른 모양으로 변화하는 것일까요? 네모가 다른 모양으로 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의 모습이 변하는 것, 자신의 정체성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네모의 꿈은 혹시 보다 강고한, 견고한 네모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흔들리지 않는 네모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또 네모의 꿈은 혹시 아주 넓은 네모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네모의 크기에 따라 그 네모 속에 담기는 규칙과 질서는 달라질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넓은 네모가 되는 것, 그래서 너무나 넓어서 네모의 직선이 보이지 않는 네모가 되는 것이 네모의 꿈은 아닐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네모인지 동그라미인지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회가 바로 네모의 꿈은 아닐까요?

차오름/지혜의숲사고력연구원 원장 <엄마가 키우주는 굿모닝 초등 사고력> 저자

생각의 불꽃을 타오르게 하는 질문

● 주변에서 사각형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찾아봅시다.

● 그림은 대부분은 사각형의 종이위에 그려져 있습니다. 화가들은 왜 사각형에 그림을 그릴까요?

● 고대사회에서, 역사 속에서 4 또는 사각형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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