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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규의 언더그라운드 여행 (안그라픽스)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7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그러나 7월초는 기말고사를 보는 기간, 어디론가 떠나기는커녕 꼼짝없이 갇혀서 시험공부에 매달려야 한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해간다는 것이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는 과연 가능하기나 한가? 매일 학교, 학원, 집을 순환하며 책 한 권 읽을 시간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쌓이는 것은 생생한 체험을 통해 얻은 값진 지식 대신 성적에 대한 중압감과 울분뿐일 것이다. 고1때 만화가 꿈꾸며 가출한 아이
여행 통해 나만의 그림 깨달아
여름방학 쪼개 한번 떠나볼까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화가가 되겠다고 가출한 소년이 있다. 신문배달, 평화시장 노동자 등을 전전하던 그는 디자인 회사에 취직해 일하다, 배움의 필요성을 느껴 디자인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간다. 최전방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아가던 그는 가보지 못한 다른 나라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해 호주로 여행을 떠난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합격해 좋은 직장을 얻어 안락하고 평안한 생활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과 살아온 이력이 다르긴 하지만 돈도, 내세울 특별한 능력도 학력도 없는 그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섭고 두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가 처음 거리로 나서 초상화를 그려 돈을 벌려 했을 때,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아 그림 그릴 자리를 한 시간이 넘도록 왔다 갔다 하며 지나쳤다고 한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데 지레 겁을 먹고 이건 안 된다고 금을 긋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는 새로운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초상화를 그리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서 그는 자신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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