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02 17:36
수정 : 2006.07.03 14:44
나의 꿈은 세계적인 종이접기 대가 - 김민효/세화중 1학년
내 꿈은 세계적인 종이접기 대가가 되는 것이다. 무슨 종이접기에 대가가 있느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종이접기 고수들은 종이 한 장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다.
나는 여섯 살 때 처음 종이접기를 시작했다. 처음에 기본 접기를 할 때는 쉽고 재미있다는 생각으로 종이만 보면 접어보기를 하였다. 일곱 살 때 쯤 어머니께서 <공룡 종이접기>란 책을 사 오셨다. 얼마나 좋았던지 정리를 잘 안하던 내가 거실에 널려 있던 레고 조각들을 5분 만에 정리해버린 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룡을 종이로 접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았다. 그렇지만 공룡을 접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머니께서는 책만 던져주시고는 접는 방법을 하나도 가르쳐주시지 않았다. 그땐 엄마가 미웠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엄마는 접는 방법을 모르셨던 것이었다. 어려웠지만 종이로 만든 공룡을 갖고 싶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결국 그 책에 나와 있는 공룡들을 모두 접을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곤충, 물고기, 교통수단, 동물 등 다양하게 접어 보았다.
그러다 6학년 때 아버지께서 ‘토마토 피앤시(tomato P&C)’라는 사이트를 알려 주셔서 다른 사람들과 종이접기에 대한 교류를 시작하였다. 그래서 고수들이 자주 쓰는 종이접기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간 몰랐던 종이접기 용어들도 알게 되었고 최근에는 주말마다 복잡한 주름 접기를 시도중이다. 여름방학이 되면 세계 종이접기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미야 사토쉬의 작품집을 사려고 용돈을 열심히 모으고 있기도 하다.
나는 종이접기 작가가 되기 위하여 여러 단체와 친분을 맺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 여러 우수한 작가들과도 대화를 시도해 볼 것이다. 우선은 나를 알릴 수 있게 여러 작품을 만들어 내서 여러 전시회에도 출품을 하려고 한다. 틈 나는 대로 작품을 만들고 사진을 찍어 종이접기 사이트에 올리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내가 접은 피닉스에 대하여 우리나라 종이접기협회 회원이 댓글을 올렸다. 그 작품에 대해 그는 “이 작품은 아주 괜찮은 작품이며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이 말에 용기를 얻어 종이접기 작가의 꿈을 키워서 여러 가지 멋진 작품들을 만들겠다고 결심하였다.
어떻게 하면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우선은 사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력이 필요하다. 종이접기 작가들은 무엇을 만들 때는 그 대상에 있는 모든 것을 한 장으로 만들어 낸다. 가령 잉어라고 하면 잉어의 눈은 물론 어떤 사람은 심지어 비늘까지 만들어 낸다. 카미야 사토쉬의 용신(龍神)이라는 작품에서는 용의 비늘, 뿔, 발가락과 발톱, 혀, 심지어 수염까지도 1장으로 다 표현해 내었다. (중략)
나의 꿈은 어떤 것이든 단 한 장만을 사용하여 만들어내는 세계적인 종이접기 대가가 되는 것이다.
[평]
종이접기가 이렇게 멋진 것이었나 학생에게 배워
자신이 ‘종이 접기’ 취미 활동을 갖게 된 내력, 현재의 취미 활동 내용, 그리고 이제는 그 취미 활동의 대가가 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깔끔하게 표현한 글이다. ‘종이 접기’ 취미 활동에도 이렇게 고도의 기술과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이 학생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요즘의 학생들에게 자신의 꿈을 말하라고 하면 사회적, 경제적 지위와 관련된 직업을 대기가 일쑤인데 ‘나는 세계적인 종이 접기 대가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자세는, 생계 수단으로서 어떤 직업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떠나 대견하기도 하다.
김규중 / 세화중교사. 제주국어교사모임.
mukd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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