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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11 13:49 수정 : 2006.07.11 19:20

2003년 학교비리를 고발하며 거리에 나선 동일학원 교사와 학생들 ⓒ바이러스 자료사진

세 교사 파면한 동일학원에 다니는 학생 인터뷰

동일학원의 내부 비리를 고발해 파면당한 조연희, 음영소, 박승진 교사.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동일학원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교를 ‘비리학교’라며 착잡해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2004년 입학해 내부고발을 한 과정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언론보도와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동일학원에 어떤 비리가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

또한 학생들은 해임당한 교사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파면당한 교사에게 인사를 하거나, 교사들이 나누어주는 유인물을 받으면서 ‘사제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교사들 ‘학교 비리’에 침묵.
파면 교사에게 인사하면 벌점 받는다는 소문

동일여고 박진희(고2·가명)양 역시 다른 일반적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사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2004년 이후 입학생. 진희양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았다.

진희양은 조연희 교사의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다. 당시 국어 과목에 조 교사가 배치가 되었었지만 입학하기 직전 조 교사가 직위 해제되어 단 한번도 조연희 교사의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

“입학 때부터 이들 세 교사가 왜 수업을 못하는지 궁금했지만, 어느 선생님도 이야기해주지 않았어요. 수업시간에 한 선생님에게 학교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달라고 조른 뒤에야 그 선생님이 이야기해주었죠.”

진희 양은 교사들이 ‘학교비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꺼려한다고 말했다. 진희양에게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해준 교사도 ‘자신이 이야기했다는 걸 알리지 말라’고 한 뒤에야 이야기해주었다.

“하루는 음영소 선생님께 인사한 적이 있어요. 근데 선생님이 오히려 딴 교사들이 볼 땐 인사하지 말라는 거예요.”

“우리 학교 계단에 선생님들이 ‘보복징계 철회하라’는 피켓을 놓았어요. 하루는 제 친구가 그 피켓을 보고 있으니 다른 선생님이 와서 보지 말고 빨리 가라고 화냈어요.”

진희양은 학교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 사이에 학교 안에서 파면당한 선생님께 인사하면 벌점을 준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항의하지 못하게 학생들 시험기간에 맞춰 파면을 시켰다는 소문도 있었다.

진희양은 ‘학생들 사이에 학교를 믿지 못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진희양은 “성추행을 하고도 짤리지 않은 교사가 있는데, 학생들은 ‘그 교사가 학교에 돈 주고 교사가 되었다’고 생각해요”라며 씁쓸해했다.

징계당한 교사들을 응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 ⓒ바이러스 자료사진

학교를 그만다닐까도 생각, “우리 학교 다니는게 창피해”

한참을 이야기하고 나서야 진희양은 동일여고에 입학할 때 들었던 생각을 이야기했다.

“사실 우리 학교에 입학하기 싫었어요. 당시 뉴스에도 우리 학교가 비리가 많다고 나왔잖아요. 사람들에게 ‘동일여고 다닌다’고 말하면, 다들 ‘비리학교 다니냐’고 물어봐요. 우리 학교 다니는 것이 창피하죠. 대부분의 학교가 체벌도 많고 문제도 많은데, 우리는 사립학교 비리까지 더 있는 거잖아요. 차라리 학교를 그만두는 게 낫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진희양은 “지금 학교 보면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이 이긴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아요. 사회 나가서 힘없는 사람을 괴롭혀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아 불쾌해요”라며 안타까워했다.

2003년 이후 동일학원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동일학원 학생들은 자신이 졸업한 학교를 자랑하지 못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다. 동일학원 전교조 분회 홈페이지를 가면 이 학교를 졸업한 게 부끄럽다는 졸업생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선 오히려 비리를 내부 고발한 교사들을 파면했다. 학생들은 이 파면이 부당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여전히 학교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각은 ‘ING'로 이어지고 있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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