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2.27 15:04 수정 : 2005.02.27 15:04

네살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독서교육을 위해서 전집으로 된 교재를 사서 방문교사의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이야기 위주로 하기로 한 수업이 책 따라 읽기, 글씨 쓰기 연습 등으로 이어져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더구나 전에는 책을 매우 좋아해 수시로 읽어 달라고 했는데, 수업을 받고부터는 책을 꺼내기도 꺼리고 글씨 쓰기는 더욱 싫어해 걱정입니다.

그러셨군요. 그런데 이미 답을 다 찾으셨네요. 방문교사는 엄마에게 그날그날 수업의 성과를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해 글씨 쓰기, 읽기 등에 치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네살이면 전집으로 된 책을 읽을 때도, 방문교사를 모셔야 할 때도 아닙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호기심 덩어리입니다. 무슨 일이든 관심을 가지고, 궁금증을 참지 못합니다. 그러나 ‘수업’을 받으면 그런 호기심을 자제해야만 합니다. 마음대로 낙서하고, 제 마음대로 읽고 싶어 할 때입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자라는데 그걸 억누르니 책도 싫어지게 됩니다. 지금은 이런 ‘수업’보다 엄마가 들려주는 동요, 엄마가 읽어 주는 이야기를 풍부하게 들으면서 정서적 만족감을 얻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방문교사 수업보다는 그림책을 사서 읽어 주세요. 그림책도 먼저 우리 그림책, 그 중에서도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사서 엄마와 함께 읽는 시간을 많이 가지세요. 아이에게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 책에 담긴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는 것보다도 엄마와 함께 지내면서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런 정서적 느낌은 자아를 존중하고,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을 갖게 합니다. 아이 때는 금방 지나갑니다. 아이가 제 나이만큼의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아이의 마음으로 느끼고, 아이가 아는 만큼 조금씩 세상을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주세요. 어른의 잣대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말고 아이의 나이만큼 세상을 보게 하고 살도록 해 주세요. 완벽한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이도 배우고 엄마도 배우고 그러면서 사는 것이지요.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