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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수업 ‘씨앗’ |
새로운 학년을 앞두고, 올 한해 미디어 수업을 미리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어떤 시간을 활용할 지 결정해야 한다. 클럽활동반을 운영해도 좋고,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할 수도 있다. 관련 교과나 단원을 미리 점검해 그 시간을 융통성 있게 운영해도 좋다. 어떤 시간을 통해서든 정기적으로 미디어 수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확보 됐다면 그에 맞는 목표를 세우자. 미디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도 있고, 미디어를 보는 눈을 길러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미디어와 관련된 문화를 분석하고 올바른 대중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하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다.
목표가 정해지면 어떤 미디어를 수업 소재로 사용할 것인지 결정한다.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카메라와 캠코더, 컴퓨터 편집 등의 기술을 이용해 광고, 영화, 애니메이션, 뮤직 비디오 등을 직접 제작해 보는 창작 활동이 중심이 될 것이다. 비판적 사고의 능력을 기르려면 한 학기 동안 영상문법을 바탕으로 영화를 집중적으로 ‘읽는’ 훈련을 해 볼 수 있다. 물론 영화 이외에 광고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도 된다. 대중가요를 통해서는 팬덤과 스타덤 등 관련 문화현상에 대해 토론하고 장단점과 대안을 생각해 보자. 게임이나 인터넷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문화현상에 대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한 뒤 더 나은 문화를 만들기 위한 크고 작은 실천을 할 수도 있다.
수업 소재가 결정 됐다면 시간마다 어떤 활동을 할 지 계획해 본다. 촬영이나 편집 중심 수업이라면 콘티를 짜는 시간과 촬영하는 시간, 편집하는 시간을 적당히 나누고 어떤 주제를 다룰 것인지, 그것이 학교 현장에서 가능한 것인지, 아이들이 만든 작품을 어떻게 전시할 것인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인터넷 문화를 바르게 가꾸기 위한 수업이라면 채팅, 메신저, 동호회, 게시판, 인터넷 게임 등 네티즌들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시간마다 하나씩 선정해 상황별로 다양한 사례들을 토론하고 실천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수업이라면 아이들 자신이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는 태도를 점검하게 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함께 마련해 지켜 나가는 것까지 권장하는 수업이 되게 한다. 게임 중독 예방을 위해 게임 회사쪽에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생각하고 적절한 절차를 거쳐 실제로 요구하는 활동까지 할 수 있다.
한 해 동안의 미디어 수업 계획이 완성됐다면 교사가 스스로 공부하고 읽어야 할 책들이 무수히 떠오를 것이다. 미디어와 함께 일상을 보내는 아이들과 함께 미디어로 세상을 들여다 볼 준비를 지금 하자.
박주현/ 서울 삼육초등학교 교사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 운동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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