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2.27 15:26 수정 : 2005.02.27 15:26

학교 체육관에 가서도 여학생들은 그다지 운동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여학생들이 체육관 바닥에 놓인 농구공은 외면한 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전 7시30분 기상, 아침 식사 뒤 8시30분까지 등교, 오후 6시까지 학교 수업, 저녁 식사 뒤 밤 10시까지 자율학습, 하교 뒤 부족한 과목 학원 강의 및 인터넷 강의 수강, 밤 1시 취침….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하루 일과는 대충 이렇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형편이다. 울산 ㅇ여고 ㄱ(18·3년)양은 “우리에게는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하루 하루를 공부에 치여 살아가는데 운동할 시간이 나겠느냐”고 반문했다. 울산 ㅅ여고 ㅂ(18·3년)양은 “솔직히 학교 체육수업 시간이 체육 활동의 전부이지만, 그마저도 시험을 위한 경직된 체육시간, 친구들과 수다 떠는 시간으로 변질된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체육시간은 보통 일주일에 1~2시간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체육 활동이 매우 미흡하다고 말한다. ㅅ여고 ㅇ(18·3년)양은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 있어서 없던 생리통과 요통이 생겼다”며 “남학생들은 그래도 틈틈이 축구라든지 농구를 하지만 여고생들은 운동을 개인적으로 하면 대단히 유별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ㅂ(18·3년)양은 “체력이 국력이라고 하는데 지난번에 체력장을 할 때 보니까, 오래매달리기 시간에 철봉에 올라가자마자 떨어지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오래달리기 할 때 운동장 6바퀴를 완주하지 못해 탈락하는 친구, 윗몸일으키기를 10개도 하지 못해 헉헉대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은 청소년 체육 활동 부족 문제의 진정한 대안은 아닐 것이다. 한창 왕성하게 성장할 시기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운동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같은 학교 ㄱ(18·3년)양은 “결국 학교 체육시간의 활성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 체육 활동을 위한 어른들의 배려가 매우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ㅈ(18·3년)양은 “우리나라는 체육 활동과 공부를 별개로 생각한다”며 “종일 앉아서 주입식 교육만을 받는 한국 학생과 활발한 체육 활동 등을 통해 양보와 희생 등의 미덕을 갖춘 외국 학생들 중 누가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시험을 치르기 위한 획일적이고 개인적인 체육 활동은 흥미를 가졌다가도 싫증내기 쉽다”며 “많은 학생들이 팀별로 게임을 즐기는 방향으로 체육 활동 프로그램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ㅈ양의 지적처럼, 청소년 체육 활동의 부재는 곧 국가 경쟁력의 약화라고 볼 수도 있다. 청소년기에 체육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몸이 허약해지고 공동체 의식도 부족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글·사진 김소연/1318리포터, 울산 성광여고 3학년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