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중 3학년 김선미
봄이랑 술래잡기
나는 술래가 되어 봄을 찾는다.
잡힐 듯 말 듯 코앞에 살금살금
‘넌, 이제 잡혔어.’
하지만 어느새 꽃샘추위란 놈이랑
뒷걸음친다.
이리저리 도망 다니며
나를 약 올리는 봄
‘꼭 잡고 말 테다!’
하지만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봄은 호락호락 잡혀 주지 않는다.
‘언제쯤 봄을 잡을 수 있을까?’
평> '잡힐 듯 말 듯' 봄의 숨바꼭질
아주 오래된 기억입니다. 저녁밥만 먹으면 동네 친구들이랑 모여 날마다 숨바꼭질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술래에게 쉽게 잡히지 않으려고 덤불 속, 나무 뒤에 교묘하게 숨어 보았지만 늘 잡히곤 했었는데, 장마 뒤라 길가 옆 언덕 밑에 내가 들어갈 만한 구멍이 하나 난 것입니다. 그 구멍 속에 이번엔 꼭꼭 숨어서, 술래에게 친구들이 하나하나 잡혀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마냥 기뻐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차츰 술래가 제발 날 찾아 주길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잠시 후에 그 구멍 속에서 나와 보니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간 후였습니다. 그 뒤로는 술래잡기만 하면 적당한 시간에 재빨리 술래에게 잡혀 주곤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봄은 어디쯤 숨어 있나요? 선미가, 술래가 너무 지치기 전에 나비랑 데불고 빨리 나타나 잡혀 주세요. 우리가 그냥 집으로 돌아가 버리기 전에 살그머니 모습을 보여만 주세요.
정미영/서울 목동중 교사, 서울국어교사모임 saemnuri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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