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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조연희 교사ⓒ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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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 참여한 150여명의 학생들이 조연희 교사의 수업을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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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를 비난할 때 가장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은 학생들을 선동한다는 것이다. 선동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행동 대열에 참여하도록 문서나 언동으로) 대중의 감정을 부추기어 움직이게 함. (출처 다음국어사전)’ 으로 되어 있다. 만일 그들이 진정으로 학생들을 선동한다면 학생들을 비롯한 교육주체들의 감정을 부추기어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감정이 전교조의 주장과 일치한다면 그 선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선동’이라는 단어가 우리나라에서 나쁜 뉘앙스로 쓰여서 그렇지 사실 진실을 가지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럼 길거리 수업이 학생들을 선동하여 잘못된 길로 이끄는 것인가? 학생들을 강제로 길거리 수업에 참여하게 만들었다면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학생 스스로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해 참석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로만 인식되어 그들을 이끌어 주기만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학생들도 분명 한 사람의 인격체고 생각할 수 있는 존재다. 그들의 선택의 그들의 가치관에 달린 것이다. 누구도 그들의 선택을 강요할 수 없다. 길거리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불법을 가르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법에 대한 논쟁에 앞서 우리에게는 분명 잘못된 일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생활하기 위해 진정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학과 공부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워야 하는 것 아닐까? 그 가치관은 누가 선동하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느끼면서 스스로 정립해 나가는 것이다. ‘전교조’가 아닌 사학재단 비리를 고발한 선생님으로 조연희 선생님을 언론에서 설명할 때 전교조 선생님으로 묘사하고 있다. 물론 그 선생님이 전교조에 속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을 밝혀 두는 것도 어쩌면 옳은 일이다. 하지만 그에 앞에서 한 사람의 선생님이고 용기있게 내부고발을 한 사람이다. ‘전교조’라는 이유로 이 정당한 일이 전교조를 반대한 사람에게 매도당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전교조가 싫든 좋든 사학재단의 비리를 고발한 선생님들의 행동은 옳은 일이라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보복징계를 받은 선생님들이 빠른 시일내에 그 징계가 풀리길 바란다. 그와 더불어 사학재단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정당한 내부고발이 더욱 보호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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