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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8 14:36 수정 : 2005.02.28 14:36

서강대 동문회 홈페이지(http://www.sg-alumni.org) 게시판


서강대교수협 “개교이후 최악위기”자성…예수회재단에 책임물어

“가장 학사관리가 엄격해서 ‘4년제 서강고등학교’라는 평가를 듣던 모교에서 교수들이 주모한 입시부정 사건이라니…”

서강대 교수들의 조직적인 입시부정 사건과 관련해, 서강대 내부의 자성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서강대 전 입학처장 김아무개(44) 교수와 출제위원 임아무개(44) 교수가 지난해 7월 수시 1학기 전형에서 김 교수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서로 짜고 정해진 문제를 출제한 혐의로 구속되자 류장선 총장이 지난 24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죄의 말씀’을 발표하고 사퇴의사를 밝힌 데 이어 동문회와 교수협의회도 25일과 26일 잇달아 성명을 발표해 대학 구성원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교수협의회와 서강대 재학생과 동문들은 이번 입시부정을 계기로 개교 이래 최악의 위기에 처한 서강대의 새로운 도약의 삼기 위해 새로운 재단(예수회) 구성과 총장선출 방법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류 총장, “뼈아픈 반성과 함께 사태 수습하겠다!”

류 총장은 24일 ‘사죄글’에서 “전 입학처장 자녀 관련 입시부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서강의 자랑스러운 전통은 큰 상처를 입고 도덕성이 실추됐다”며 “서강대를 대표하는 총장으로서 부끄럽고 불행한 이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보직사퇴 의사를 밝혔다.

류 총장은 이어 “부정에 연루된 교수에 대해서는 교칙에 따라 엄단할 것이며, 입시관리제도와 운영양식을 보완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번 사태를 깊은 자성과 참회의 계기로 삼아 서강이 하루빨리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나 ‘성실하게 교육하는 대학’의 전통과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동문회도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제는 서강가족 모두 냉정을 되찾고 뼈아픈 반성과 함께 사태를 수습해야 할 때”라며 “짧은 시간에 국내 명문 사학으로 도약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현명하게 위기를 극복하자”고 제안한바 있다.

◇ 동문회, “재단 다시 구성하고, 총장선출방식 개선하라!”

유례가 엇는 총장과 학·처장을 비롯한 보직교수 전원 사퇴에도 불구하고 파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03년 교수의 성추행 파문과 이번 입시부정을 계기로 새로운 재단 구성과 총장선출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교수협의회는 25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입시부정을 비롯 각종 대학평가에서의 서강대 위상 추락 등 예수회 재단이 그동안 보여준 행정 무능력과 난맥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예수회가 아닌 개방적인 재단이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수협은 26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태는 몇몇 교수의 개별적 부정에서 비롯된 일이기보다 대학운영의 만성적·구조적 모순 때문에 일어났다”며 “재단은 학교 재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행정의 무능력과 난맥상을 보여온 데 이어 학교를 이끌어갈 도덕적 지도력마저 지니지 못했음을 백일하에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은 이어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대학을 건설해야 한다”며 “학교 안팎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 미래 지향적인 학교 재단을 새로 구성하고 총장직 개방을 비롯해 바람직한 총장 선출제도를 새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교수협의회는 예수회 중심의 학교 재단이 아닌 우리나라 교육에 진정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재단 구성을 천명하며, 이의 실현을 위해 서강 공동체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거교적인 기구를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 “예수회·동문회 홈페이지 서강대 성토 이어져”

서강대 재단인 예수회 게시판과 동문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예수회 재단과 총장을 성토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의견은 대체로 서강대의 명예와 위상을 실추시킨 재단과 총장의 사퇴, 대학개혁으로 모아진다.

동문회 홈페이지에 유제인씨는 “한국예수회 신부들이 운영하는 서강대학교에서 이토록 치졸하고 더러운 사건이 발생하다니, 창피하고 부끄러워 감히 서강인이라고 말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라며 “서강대를 불명예스럽게 운영할 바에는 차라리 서강대를 폐쇄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고 예수회 재단을 꼬집었다.

김동수씨는 “예수회 신부의 총장 임명에 반대하며, 다양한 계층이 학교 총장에 임명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며 “경영에 무능한 한국 예수회 재단은 존재할 이유가 없으며, 학교에 투자할 의욕과 능력, 비젼도 없는 예수회 재단은 학교 경영에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규씨는 “류장선 총장과 박홍 이사장은 부정 입시 하나도 막지 못하는 학교 경영자가 어찌 사랍학교법 개정 반대의 선봉에 서면서 학교 폐쇄까지 운운했냐”고 반문한 뒤 “서강대는 대학사회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한없이 낮은 자세로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가라”고 조언했다.

김웅진씨는 “성추행 교수와 입시부정 연루 교수 밑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후배들이 불쌍하다”며 “학교 당국은 더이상 동문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개혁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예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긴 방용태씨도 “대학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영과 행정의 숙달된 전문가가 총장이 되지 않으면 타 대학과의 경쟁에서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예수회 신부에게만 총장 자격을 주는 현행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며 예수회 신부의 결단을 요구했다.

한편 예수회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예수회를 성토하는 글이 이어지자 28일 낮 관련 게시글을 모두 삭제했다.

◇ “사학법 통과땐 문닫겠다고 할때 성추행, 입시부정 일어나
박홍 이사장, 책임지고 사퇴하라!”

박홍 서강대 이사장에 대한 퇴진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동문회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이현규씨는 “성직자의 양심이 있다면 보직 사퇴가 아니라 학교 운영의 최종 책임자인 류장선 총장과 박홍 이사장도 서강대 교수 신분에서 사직하고 학교를 떠나는 게 이치에 맞다”며 “한국 예수회는 진정 급속히 변모하는 한국사회에서 나날이 그 위상이 추락하는 서강대 운영에 유일한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 총장과 이사장의 마지막 양심을 기대한다”고 쓴소리했다.

구의재씨는 “가장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할 박홍 이사장이 류장선 총장의 예복 뒤에서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일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진심으로 신앞에 떳떳하라”고 충고했다.

이윤관씨는 “박홍 이사장이 밖에서 사립학교법이 통과되면 학교문 닫겠다고 말하고 다니는 동안 안에서는 교수의 성추행, 입시부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박홍 이사장의 독선 또는 구조적으로 민주적이지 못한 학교 운영에 원인이 있다. 이번 기회에 책임지는 이사장의 개인적 성찰과 결단을 요구한다”고 글을 남겼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서강대 교수협 성명]
이 불행한 사태를 서강대학교의 새로운 건설을 위한 계기로 삼자.

깨끗한 학교 운영을 자랑으로 삼아 왔던 서강대학교에서 일찍이 보지 못했던 입시부정이 저질러진 데 대해 우리 서강대학교 교수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그 사건의 주역이 우리 교수들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차마 얼굴을 바로 들 수도 없을 지경입니다. 이에 서강대학교 학내 전 구성원은 물론이고 학부모님들과 국민들께 이 사태에 대해 도덕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 사태로 손상된 학교의 이미지가 앞으로 10년이 지난다 해도 회복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불행한 사태에 마냥 슬퍼하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서강대학교가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사태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대학을 건설해야 할 것입니다. 서강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도 한마음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몇 차례의 대학 평가에서 서강대학교가 1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는 데 대하여 ‘서강대가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나’ 하고 망연자실하던 터였습니다. 지금 서강대학교는 개교 이래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번 입시 부정 사태는 단순히 몇몇 교수의 개별적 부정에서 비롯된 사건이기보다는, 그 동안 수없이 지적되어 온 바대로 서강대학교 운영의 만성적인 구조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입니다.

본 교수협의회는 지난 수년간 서강대학교와 예수회 재단이 하루 속히 상생을 길을 찾을 것을 끊임없이 촉구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예수회 재단은 그 정당하고 합리적인 주장을 마이동풍격으로 무시하더니, 급기야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사건을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그 동안 예수회 재단은 학교 재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능력이 없음은 물론, 예수회 출신 총장직을 고수하면서 학교 행정의 무능력과 난맥상을 보여 왔는데, 이제는 서강대학교를 이끌어 갈 도덕적 지도력마저 지니지 못했음을 백일하에 드러냈습니다.

이에 본 교수협의회는, 예수회 중심의 학교 재단이 아닌, 우리나라 교육에 진정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재단이 구성되어야 할 것을 천명하며, 이의 실현을 위해 서강 공동체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거교적인 기구를 조속히 발족시킬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의 하나는, 지난 1999년 예수회 신부 총장의 유고시에 그 시급성을 빙자하여 또 다른 예수회 신부를 총장으로 임명했던 전철을 되밟는, 서강대학교에 대한 예수회의 지배를 영속화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이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차후 개방적인 학교 재단이 새로 구성되기도 전에 재단이 총장을 또 일방적으로 임명하거나 예수회의 영향력을 고수하려는 책략들을 꾀한다면, 이는 예수회와 서강대학교가 상생할 수 있는 최후의 길을 스스로 차단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본 교수협의회는, 서강 공동체 안팎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여 조속히 미래지향적인 학교 재단을 새로 구성하고, 또한 총장직의 대내외 개방을 비롯한 가장 바람직한 총장 선출 제도를 새로이 마련할 것임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2005. 2. 25. 서강대학교 교수협의회 회장 정 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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