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혁신위 본회의
교육혁신위원회가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보직형 교장 공모제’와 관련해, 이 제도를 도입하되 애초 없애기로 한 교감제는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의 절충안을 마련했다. 이 방안은 지난달 초 교원정책개선 특별위원회(교원특위)에서 마련한 원안보다 후퇴한 것이어서 이해가 엇갈리는 교육단체 간에 논란이 예상된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혁신위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평교사도 교장에 응모할 수 있는 ‘보직형 교장 공모제’ 도입 방안을 마련했다. 이 방안은 다음달 16일 대통령 보고를 거쳐 국회 입법 절차를 밟게 된다. 이 방안은 공모제 학교 선정을 시·도 교육청에 위임하고, 이 학교에서는 공모 교장이 교감 자격증 소지자 가운데 교감을 초빙할 수 있도록 했다. 혁신위 쪽은 교감직을 그대로 두되 공모 교장이 초빙하도록 함으로써 ‘승진 교감’의 ‘공모 교장’ 흔들기를 차단했다고 밝혔으나, 기존 교장(교감)자격증제 대신 사실상 교장보직제가 도입되는 ‘보직형 교장 공모제’의 원래 취지는 크게 퇴색했다. 공모 교장은 교감뿐 아니라 교사도 30% 이내에서 초빙할 수 있다. 교장 공모제를 우선적으로 도입하는 학교 수도 교원특위 원안에서는 364개교였으나 이번에는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에서 학교를 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도입 학교 수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혁신위원은 “이렇게 되면 16개 시·도 교육청에서 초·중등 각 1개씩 32개교 정도에 머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선 학교의 공모제 도입 결정 절차도 교원특위 원안에서는 ‘학부모 총회에서 결정’하도록 했으나, 이번 최종안에서는 ‘학부모 총회의 의견을 존중해 학교운영위에서 결정한다’로 바뀌었다. 혁신위는 또 현행 교원 승진제와 교장 자격증제의 뼈대가 되는 근무평정제를 크게 개선하고, 개별 학교 단위에서 교장을 평가하는 ‘교장 평가위원회’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현재 교장과 교감이 50%씩 갖고 있는 근무평정 평가 비율을 각각 40%와 30%로 낮추고, 동료교사에 의한 다면평가(20%)와 학부모·학생 평가(10%)를 도입하기로 했다.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대표(전 교원특위 위원)는 교감직 유지와 관련해 “공모 교장을 무력하게 만들고, 학교를 기존의 교육부-교육청-교감-교사의 수직적 통제 체제로 유지하려는 핵심 전략”이라고 비판했다.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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