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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3 20:43 수정 : 2006.07.24 14:13

최원호/서울 중등고 화학교사

교과서로 끝내는 과학 논술
- 과학 논술을 잘하려면 (상)

과학논술은 무엇을 의미할까? 자신이 연구한 바를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는 목적으로 쓰는 과학 글쓰기일 수도 있고, 어떤 현상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거나 설득하기 위한 방법으로 쓰는 과학적 글쓰기일 수도 있다. 어쨌든 두 경우 모두 다른 사람에게 과학적인 현상이나 사물의 원리를 이해시켜야 하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과학적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설득시키는 것이 아니라 특정 현상이나 사물의 원리를 설명해야 하므로 글을 읽는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글이 되어서는 안 되고 글을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때 전달력과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글이란 글을 쓰는 그 사람의 생각을 반영한다. 그리고 과학이란 탐구라는 체계적인 과학적 활동과 그 산물의 지식을 의미하므로 과학적 글쓰기란 체계적인 탐구방법을 이용하거나 그런 탐구방법을 통해 얻은 과학적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체계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미국의 명문 이공계 대학들에서도 이공계 학생들에게 글쓰기 훈련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과학기술자도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고 있으며, 글쓰기는 연구 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학적 글쓰기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주변에서 흔히 보던 사물의 작동원리 설명하기

외국 명문 이공계 대학의 과학 글쓰기 수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과제 중에 ‘무엇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있다. 평소 당연하게 받아들이거나 수식으로만 이해하던 내용을 글로 설명하다 보면 과학적 원리나 도구의 작동방식 등에 대해 더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다.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 ‘컴퓨터 키보드를 눌렀을 때 화면에 글자가 나타나는 현상’, ‘한톨의 씨앗이 자라서 큰 나무가 되는 현상’ 등 잘 알고 있거나 평소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 심각하게 고민해 보지 않았던 것을 300~500자 정도 분량의 글로 표현해 보자. 또는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을 글로 써보는 것도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이며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간단한 훈련이 될 수 있다.


2.당연하게 생각하던 것 의심해 보기

논술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특히 과학논술은 특수한 사례를 통해 현상을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왜 그런가’를 따지는 비판적 사고가 부족하다면 좋은 글을 쓰기 어렵다. 그래서 평소 자신이 알고 있어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현상이나 사실에 대해 ‘왜 그럴까’, ‘그것이 과연 그렇게 받아들일 만한 이유가 있는가’를 물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연필을 공책에 살짝 누르고 움직이면 왜 검은색 선이 그어질까’라는 질문에 답해보자. 너무 우리에게 익숙해 그 기능이나 원리에 대해 의심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연해 보이는 현상에 대해 의심하고 그 문제점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를 설계하는 훈련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함께 창의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볼펜 심을 아래로 향하지 않고 위로 향해 쓰면 과연 글이 써질까’, ‘염화수소와 암모니아의 기체 확산 실험에서 유리관을 수직으로 세우고 실험하면 안 될까’ 따위도 평소 의심해 보지 않았거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현상들일 것이다.

조심할 것은 비판적 사고와 문제의식을 갖자는 이야기를, 과학 논술문의 주제를 벗어나거나 논술 출제자의 의도와 다른 방향의 글을 쓰라는 뜻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과학논술의 힘을 더해주는 것이 글의 참신성과 창의성이지만, 그것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창의적으로 바꾸라는 것이지 논지의 흐름에서 벗어나도 상관없다는 뜻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최원호/서울 중동고 화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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