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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원들 학생정보 무단노출 심각 “재수생들 개인정보는 입시학원 맘대로?” 일부 입시 학원들의 학생 수학능력시험 성적 공개 등 개인정보 노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학생들의 이름과 얼굴, 출신 고교, 합격 대학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학원 홍보는 경쟁이 치열한 지방 소재 재수학원에서 특히 많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의 ㅂ 재수학원을 나와 올해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한 ㄱ아무개(20)씨는 최근 고등학교 후배에게 ‘수능 잘 본 거 축하한다’는 문자를 받고 몹시 놀랐다. 자신을 포함해 지난해 이 학원에 다닌 학생 2850명의 이름 가운데 자를 제외한 두 자와 출신 고등학교, 수능 언어·외국어·수리·탐구영역 성적(1000점 만점 기준)이 학원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돼 있었기 때문이다. ㄱ씨는 “학원 쪽에 정확한 수능 점수를 알려준 적이 없는데, 모교에서 이를 학원 쪽에 유출한 듯하다”며 “설사 이를 알려줬더라도 인생을 좌우하는 수능 점수를 본인의 동의 없이 노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ㄱ씨를 비롯한 이 학원 출신 학생들은 자신들의 수능 성적과 출신 고교 등 개인정보 공개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현재 이 학원은 인터넷 사이트를 보고 항의하는 학생에 한해서만 이름을 빼주고 있다. “알려준적 없는데…학교서 유출?”
대구에서 재수를 한 뒤 올해 서울의 한 ‘명문대’에 합격한 ㅇ아무개(20)씨는 자신이 다니지 않은 ㅇ학원의 광고에 자신의 이름이 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학원 쪽이 ㅇ씨가 이 학원이 주최한 무료 논술특강에 참여했을 때 건네준 개인정보로 합격자 명단을 작성한 것이다. ㅇ학원 관계자는 “논술과 심층 면접이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점을 고려할 때, 논술 특강을 들은 학생을 우리 학원 학생으로 간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며 “학생들이 명문대에 합격했을 때 이를 광고에 이용하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라고 말했다. 학원가 “광고이용 오랜 관행” 학원들은 왜 무리하게 학생들의 점수를 공개하면서까지 홍보를 하는 것일까?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수능 체제 개편과 경기불황의 여파로 올해 재수생이 지난해보다 20~30% 정도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생들 점수와 명문대, 의·치·한의대 합격자 수를 공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광고 방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의 백종운 간사는 “수능 점수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라며 “점수와 학생의 사진 등을 누출했다면 이는 개인에 따라서 정신적인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사항으로, 손해배상까지 갈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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