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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7 20:37 수정 : 2006.08.07 20:37

“‘디스토피아’ 읽고 레포트 내라”

교수가 중등교원 직무교육하면서

중등교원연수원에서 직무교육을 받는 중고교 교사들에게 조정래·박노해 등 진보적 경향의 작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교육이 이뤄져, 교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7일 인천대 교육대학원 부설 중등교원연수원에서 직무교육을 받고 있는 국어 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소설론 강의를 맡은 이 대학 오아무개 교수(국문과)는 조정래 김남주 박노해 등의 소설가, 시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해 논란을 빚었던 홍아무개씨의 소설 〈디스토피아〉를 부교재로 채택한 뒤 조교를 통해 책을 나눠주며 강제로 사도록 했다. 오 교수는 또 “책을 사지 않은 사람은 레포트를 낼 필요가 없다”고도 말한 것으로 교사들은 전했다. 이에 교사들이 “민중문학계열 작가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비난하는 책의 내용도 문제인데다 책을 의무적으로 사라는 지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하자, 오 교수는 자율적으로 사도록 했으며, 같은 반 26명중 10여명이 구매를 거부했다고 한 교사는 전했다.

지난해 9월 발행된 ‘디스토피아’는 소설가와 대학교수의 대화 형식을 통해 1970년대 이후 진보적인 작가의 실명을 거론하며 좌경화와 반미감정 등을 비난하고, 박정희전 대통령의 10월유신에 대해서는 ‘불가피성’을 주장한 책이다. 홍씨는 2003년 오 교수가 재직중인 인천대 겸임교수로 학생들에게 ‘소설창작’과목을 가르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최근 교사들의 편형적인 시각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어 양쪽을 다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한국문학에 기고했던 ‘디스토피아’ 평론 원고를 교재로, 이 책을 부교재로 쓰게 됐으며, 정반대 입장의 작품평론도 교재에 함께 실어 강의자료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대 교육대학원 부설 중등교원연수원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국어 교사 52명 등 168명의 교사가 인천시교육청의 위탁을 받아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1일까지 2주간 교육을 받고 있으며, 오 교수는 국어과목에서 8시간 강의를 맡았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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