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08 13:49
수정 : 2006.08.0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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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헌군이 1인시위를 하고 있자, 교육청 관계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오병헌군에게 다가가 ‘이름이 뭐냐‘고 물어 보았지만, ‘내 이름을 궁금해하지 말고, 내가 무엇을 주장하는지에 관심가져달라‘는 대답을 듣고 말았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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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청소년 1인시위 기획한 오병헌군 인터뷰
"학생인권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싸울겁니다."
지난 5월 동성고에서 ‘빼앗긴 인권을 돌려주십시오’라는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펼쳤던 오병헌군이 이번엔 교육청 앞에서 “교육청에서 학생인권 문제를 해결하라”며 1인시위를 열었다.
그전이 자신과 학교와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조금 다르다. 서울, 경기, 전북, 경남 등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전국 동시다발 교육청 앞 청소년 1인시위’의 책임자로 전국 1인시위를 지휘해야하기 때문이다.
학생인권 개선에 나서지 않는 교육청에 항의, "끝까지 싸울 것"
7일 서울 청소년 1인시위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오병헌군은 “교육청에 학생인권 개선을 요구해도 전혀 해결에 나서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전국의 청소년들과 1인시위를 열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소년들이 교육청에 학생인권 개선을 위해 민원제기를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학교생활규정 내용 및 두발 지도 방법에 이의가 있으면 학교가 정한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시하기 바란다’였다. 청소년들은 이것을 책임회피라고 보았다.
병헌군은 “교육청에서 청소년 1인시위 이후에도 학생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지었다.
1인시위를 하는 동안 ‘교육청 관계자와 이야기하랴, 더운 날씨에 서 있으랴’ 다소 긴장한 듯 보였던 병헌군은 한 청소년이 ‘1인시위에 동참하겠다’고 전화연락을 해오자, 환한 웃음을 지었다.
다음은 오병헌군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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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시위를 하고 있는 오병헌군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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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세금을 먹었으면 일좀 제대로 해달라"
-전국 청소년 1인시위를 왜 기획하게 되었나?
“교육청에 학생인권 개선을 요구하면 늘 ‘학교 절차에 따라 해결하라’고 대답한다. 교육청에서 해결 할 일을 학교에 넘기고 있는 것이다. 교육청이 학생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디다 말을 하라는 소리인가. 심지어 교육청 게시판에다 민원제기를 하면 해당 학생의 신상정보를 학교에 통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학교의 학생인권침해를 지켜보고 있는 교육청에 항의하기 위해 전국 청소년 1인시위를 기획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국민의 세금을 먹었으면 일좀 제대로 해달라’는 것이다.”
-이번 시위는 어떻게 진행되며, 학생들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진행한다. 이미 지난주에 진행한 울산을 포함해서 서울, 수원, 안양, 진주, 전주 등에서 1인시위가 열린다. 교육청에 항의하고 싶은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각자 지역의 상황에 맞게 강제 보충수업 등 자기만의 구호를 만들어서 참여한다."
-이번 '전국 청소년 1인시위' 이후에도 학생인권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실 이번 1인시위로 ‘교육청이 변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신 청소년 1인시위를 보고 ‘나도 학생인권 개선을 위해 나서겠구나’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계속 모을 생각이다. 이번 시위로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학생인권이 개선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
"한번에 해결되지 않을 것, 9월엔 대규모 집회 열 생각"
-혼자서 1인시위를 할때와 지금 무엇이 다른가?
“사실 사람 수가 늘어난 만큼 배로 힘들다. 어제까지 같이 하기로 한 학생이 갑자기 안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힘든만큼 보람도 배로 늘었다. 학생 인권 개선을 위해 저항하는 청소년도 늘어나고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함께하자고 말할 수 있어 즐겁다.”
-많은 청소년들이 인권개선을 생각하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전국 1인시위를 보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입시 때문에 공부해야한다, 학교 징계 때문에 무섭다’는 핑계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인권침해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인권침해를 없애자고 하는 것인데, 인권침해가 두려워서 못하겠다는 이야기랑 같다. 많은 청소년들이 학생인권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줄때만이 현실을 바꿀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주에 1인시위가 끝나면 다음주엔 전국투어를 해서 학생인권 개선을 요구할 것이다. 전국투어 이후에도 우리의 행동에 동참하는 청소년을 모아 9월엔 대규모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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