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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9 16:01 수정 : 2006.08.09 16:01

‘어울림’은 방학동안 9월축제에 올릴 이라는 작품을 연습하고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등촌고 연극동아리 ‘어울림’

연일 찌는 듯한 더위가 계속되는 8월의 첫째 주, 강서구에 위치한 등촌고등학교 소강당은 연극동아리 ‘어울림’의 축제준비로 분주했다. 등촌고등학교는 지난 2004년에 개교해 올해로 3년을 맞이하는 신생학교지만, 연극동아리를 이끌어가는 부원들의 열정은 수십년 전통을 가진 동아리보다 뜨거웠다.

“공부가 연극에 대한 열정을 가로막을 수는 없어요”

‘어울림’은 여름방학을 맞아 9월 학교축제(등촌 한마당)에 올릴 작품연습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어울림’이란 이름은 연극은 여럿이 어울려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특히 동아리 부원들 중 연기를 맡은 10여명의 학생들은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두세 시간을 꾸준히 연기연습을 한다.

물론 학교 예산지원 부족, 연습실 부재, 성적의 압박 등 동아리 운영의 어려움도 많지만 연극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꺾을 수 없었다. 하헌수(고1)군은 “공부가 연극에 대한 열정을 가로막을 수는 없어요”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무대 위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관객의 환호를 받으면서 연기하는 것이 너무나도 즐겁다고 했다.

“<꿈꾸는 별들>이라는 연극작품을 각색해 무대에 올릴 거예요. 부모님과의 불화로 집을 나온 청소년들이 지구에 불시착한 한 외계인을 만나 '사랑'이란 감정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에요”

나와 등장인물이 하나가 되어 빚어내는 대사, 연기가 연극의 매력

‘어울림’은 지난해 <신데렐라>를 주제로 연극을 하다 보니 배역이 주인공 남녀에 치중돼 다양한 부원이 무대에 오를 수 없는 단점을 보완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어울림’이라는 이름처럼 연극은 단순히 주인공 몇몇의 노력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미친 외계인박사' 역을 맡은 권경돈(고2)군은 대사를 할 때마다 그 배역에 심취돼서 극 속의 인물과 자신이 하나 됨을 느끼는 희열이 연극의 묘미라고 말한다. 어떠한 배역을 맡든 배우와 등장인물이 동일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어울림’ 부원들은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채경옥(고2)양은 연극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뮤지컬 배우’의 꿈을 품게 됐다. 공부에도 별 흥미가 없고, 딱히 잘하고 좋아한다고 여길만한 꺼리 없이 무료하게 지내던 그는 ‘어울림’에서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아직은 부족한게 많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축제 때 좋은 작품 선보이고 저도 뮤지컬배우의 꿈을 이루고 싶어요”

‘한-미 FTA 체결 후 우리사회의 모습’ 연출해 보고파

‘어울림’ 부장을 맡고 있는 성보미(고2)양은 한-미FTA를 주제로 연극을 연출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인 쌀이 미국으로부터 수입되고, 교육·의료분야가 개방되면 어떠한 불행이 발생할지 또래 친구들한테 알려줄 수 있는 공연을 계획 중이다. 평소에도 사회문제 관심을 기울여 왔던 보미 양은 ‘한-미 FTA 체결 후 우리사회의 모습’을 극으로 표현해 보려고 한다. “현재 협상이 결렬됐는데,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 긍정적인 측면은 없다고 봐요. NAFTA(나프타, 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후 경제파탄이 난 멕시코를 사례를 보고도 충분히 알 수 있잖아요”

이외에도 부원들은 각자 ‘어울림’에 바라는 점을 한가지씩 이야기 했다.

“꼭 축제준비가 아니더라도 연극제나 연극대회에 나가서 우리의 기량도 펼치고 다양한 연극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박희연(고2)
"후회하지 않도록 멋진 연극공연을 선보여 축제 대박났으면 좋겠어요" -홍수인(고1)
“관객들이 우리 연극을 보고 모두 호응해 줬으면 좋겠어요. 또 꼭 배우를 꿈꾸지 않더라도 ‘어울림’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래요”-권경돈(고2)
“우리 인터뷰 기사보고 9월1일에 등촌고 축제 많이 놀러 오세요”-전형진(고2)
“다른 동아리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는 동아리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성보미(고2)

선후배간 끈끈한 정을 자랑하는 ‘어울림’ 앞으로도 가족같은 분위기의 연극동아리가 되길 바란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한편 ‘어울림’은 여느 동아리 못지않은 선후배 단합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동아리의 자랑으로 꼽았다. 김미진(고1)양은 “정말 선후배간 벽이 없어요. 너무 편해서 반말할 정도로 허물없이 지내요. 다른 동아리처럼 강압적인 ‘90도 인사’도 없고, 부원 모두가 너무 좋아요”

고3임에도 틈틈이 연습장을 찾아 후배들의 연기를 지도해 주는 임지현(고3, 1기부장)군은 ‘어울림’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연극동아리를 만들었던 임 군은 ‘어울림’이라는 동아리 이름까지 지은 장본인이다. “방학에 매일 학교에 나와 연습하는 게 힘들 텐데 잘 해내는 후배들이 참 대견스럽고, 뿌듯해요”

현재 연극영화과 진학을 꿈꾸고 있는 그는 ‘어울림’에 맺은 인연이 오래토록 이어지기를 바랐다. “각자 꿈은 다르지만 나중에 시간이 흘러 사회에 나가도 서로 연락하고 지낼 수 있는 가족 같은 연극동아리로 커갔으면 좋겠어요”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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