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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20 16:59 수정 : 2006.08.21 09:52

박용성 교사의 실전강좌

성장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서론] 제시문 (가)와 (나)를 출발점으로 삼아 문제의 상황과 논제를 제시한다.

아담 스미스는 개인의 이기심 추구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어. 이와 같은 낙관론은 ‘보이지 않는 손’을 전제로 하지. 그런데 이러한 시장의 자동 조정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완전 경쟁의 시장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현실 경제에서는 그러한 시장이 있을 수 없어. 독과점 등의 불공정 거래가 시장 질서를 어떻게 무너뜨리는가를 생각해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어. 설사 시장에서 완전 경쟁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불충분한 정보, 외부 효과, 공공재 생산의 한계, 그리고 소득 분배의 불평등 등의 문제는 시장 스스로 해결할 수 없지. 그리하여 시장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결국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어. 이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손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시장의 실패(market failure)야. 정부가 ‘보이는 손’을 가지고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 필요성이 여기에서 나오지. [본론1] 제시문 (다)의 대동 사회의 이상을 근거로 하여, 경제 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밝힌다.

[본론1] 제시문 [다]에 나와 있는 대동 사회의 특징은 다음 여덟 가지로 정리할 수 있지.


① 천하를 사유화하지 않고 공공의 공유물로 한다. ② 사람들은 모두 전체의 이익을 위해 노동하며 노동의 산물인 재화는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향유한다. ③ 노동 능력이 있는 자에게 노동에 종사할 수 있게 하며 노동 능력이 없는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은 사회 보장제에 의해 부양한다. ④ 통치자는 어질거나 능력이 있는 사람을 선택하여 신의와 화목을 구현한다. ⑤ 자기 부모나 자식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널리 사랑을 베푼다. ⑥ 악의적인 음모나 모략을 배제한다. ⑦ 도둑질, 횡령, 착복 등 질서 문란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⑧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공자는 <예기>에서 대동 사회라는 이상 사회를 제시하였어. 만민의 신분적 평등과 재화의 공평한 분배, 인륜의 구현으로 특징지어지는 대동 사회에서, 우리는 분배와 관련된 공자의 염원을 확인할 수 있지. 이러한 대동 사회의 이상을 근거로 할 때, 경제 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경제 성장에 걸맞은 복지 향상’이라 할 수 있어. 사실, 경제 발전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들의 빈곤을 극복하고 그들의 삶의 질이나 복지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있지. 다시 말해, 경제 성장의 결실로 생긴 이윤과 소득을 국민들이 골고루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인 진보가 이루어질 때 경제 성장의 진정한 목적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어.

자본주의 초기에는 성장과 분배를 두 마리 토끼에 비유하여 상충되는 경제 변수로 보았어. 그래서 대부분의 개발 도상국에서 발전 초기에는 저축 및 투자 역량을 감안하여, 먼저 성장의 토끼를 잡고 그 다음에 분배의 토끼를 잡는 ‘선성장 후분배’의 개발 전략을 선택하여 경제 성장을 이룩하였지. 그러나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어 사회 통합에 균열이 생겨 경제 성장의 토대를 흔들게 되자 ‘성장과 분배의 조화’라는 개발 전략으로 전환하여 소득 분배의 개선을 강조하게 되었지. 성장과 분배는 한 마리의 토끼이며,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보기 흉한 토끼로 둔갑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야. 토끼가 고루 살찌고 그 기능을 잘 해야 토끼를 기르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거든.

[본론2] ‘경제 성장에 걸맞은 복지 향상’을 위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밝힌다.

어느 사회나 불평등은 항상 존재했고, 어느 사회나 불우한 이웃은 있어 왔어. 이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사회 문제가 되어 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무심코 지나는 일상사였지만 어느 시대에나 이러한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사회적 약자의 아픔에 동참하며, 이들의 삶을 구원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있었어. 그러나 이들의 숭고한 노력들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지. 그래서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 되었고,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불행을 그저 정해진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며 체념했어.

그러나 근대 이후 신분제 사회가 무너지고, 모든 인간은 기본적 권리를 갖는다는 자연권 사상이 일반화되면서 모든 사람들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는 생존권적 기본권이 대두되었어. 이것이 헌법에 명문화된 것은 1919년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헌법이 최초야. 이제 가난은 개인의 책임이나 운명의 장난이라기보다는 사회 제도에 문제가 있고, 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거지. 현대 사회에 들어와 개인과 가족의 사회 보장 기능이 약화됨으로써 사회와 국가의 책임이 강조되었으며, 이제 사회 복지는 더 이상 빈민에 대한 구호나 자선 사업이 아니라, 국민의 정당한 권리이며 국가의 의무로 인식되고 있어.

그래서 다들 경제 성장의 궁극적인 목표가 복지 수준의 향상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 그런데 이를 실현하는 정부의 정책을 놓고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여기에서 우리는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제3의 길’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제1의 길이 최대 정부에 의한 무한 복지와 경제적 평등이 실현되는 사회 민주주의를 지향하였다면, 제2의 길은 최소 정부에 의하여 법 앞에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는 신자유주의를 추구하였고, 제3의 길은 형평과 효율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생산적 복지(workfare)를 선호하는 길이야. 여기서 생산적 복지는 복지 제도의 남용으로 인해 각종 사회 안전망이 개인의 노동 의욕을 떨어뜨려 생산의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초래된 당시의 사회적 상황과 관련이 깊은 정책이야.

물론 아직 사회 안전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우리 사회에서 과도한 복지 정책을 우려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복지병을 앓고 있는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복지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어. 그 동안 우리의 복지 정책이 자선적 복지의 대증 요법에 머문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더욱 그렇지. 빈곤층, 노인,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 대한 복지의 제공이 사회의 공동체적 연대 의식에서 출발한 장기적인 해결책의 모색이기보다는 다분히 시혜적이며 임시 방편적으로 행해져 왔기 때문이야. 이제는 일을 통한 복지(welfare to work)인 생산적 복지로 정책 전환이 이루어져야 해. 예를 들어 노인 복지 하면 노인들을 양로원에 보내 잘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재활 훈련을 시켜서 그들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을 사회에서 성취해 가도록 하는 것이 생산적 복지의 기본 내용이야.

[결론] 이제까지 논의를 요약하면서 제언이나 전망을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선진국을 향한 문턱에서 성장과 분배, 시장과 정부, 효율과 형평을 놓고 뜨거운 이념 논쟁을 벌이면서 분열 양상을 드러내고 있지. 하지만 정부가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은 국민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 경제 수준에 어울리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야. 따라서 시장 경제와 사회 복지에 대해 이분법적 시각을 갖기보다는 양자의 조화를 추구하는 정책 기조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시장 경제와 사회 복지의 조화를 유지해야 해. 일을 통한 복지(welfare to work)의 강화는 복지병을 예방하고자 하는 측면뿐만 아니라, 시장 배분 질서의 형평성과 사회 정의가 실현하고자 하는 적극적 의지를 담고 있는 정책이라 할 수 있어.

박용성 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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