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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20 17:09 수정 : 2006.08.21 09:52

수학개념 쏙쏙

수학은 이 세상이 잘 돌아가게 하는 데 필수적인 기본 학문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다른 과목들과 연결되어 있다. 이를 지도하기에 초등 교사만큼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없다.

그럼에도 “초등 교사는 수학 뿐 아니라 여러 과목을 지도해야 하기 때문에 수학 하나에 매달릴 수는 없다. 만약 내가 중학교 교사처럼 단 한 과목만 가르친다면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할 시간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교사들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초등 교사야말로 효과적이고 풍부한 방법으로 수학을 폭넓게 지도할 충분한 환경을 갖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중등 교사는 한 과목만 지도한다. 따라서 교사의 전문성도 한 과목에만 집중된다. 따라서 통합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지도법을 찾을 때, 교사 한 사람의 능력으로는 역부족이다.

“난 국어 교사에요. 논술을 가르치고 싶어도 과학을 알아야 어떤 문제를 낼지, 관련 지문을 어디서 발췌를 할 지 알겠죠. 근데 전, 과학이라면 질색이란 말입니다!”

“과학은 네 과목이나 되요. 과학교사들이 한 자리에 만나 통합과학을 논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사회는 더 심해요. 국사, 세계사, 지리, 경제, 법… 교사마다 전공이 다른 걸요.”

하지만 초등 교사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을 ‘교사 한 명’이 지도하고 있다. 따라서 초등 교사라면 이미 과목을 넘나들며 통합사고력을 키우는 방법을 찾고 또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살고 있는 셈이다.

사회와 수학 연결하기

4학년 사회 시간에 ‘지도 보기’와 ‘축척’에 대해서 배운다. 축척은, 실제 땅의 크기를 지도에 그릴 때의 ‘비율’이다. 수학 시간에 배우는 비율은 6학년 때 배운다. 그렇다 보니, 사회 시간에 축척 배울 때 이미 비율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수학 시간에 배울 때는 까맣게 잊고 “비율은 도대체 왜 배우는 거에요?”하고 입을 삐죽 내미는 6학년생도 있다.

수학과 사회를 모두 지도하는 초등 교사는 4학년 사회 시간에 축척을 지도하며 비례의 정의에 대해 지도할 수 있다. 또 6학년 비율 시간에 사회 시간에 배운 축척을 떠올릴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배운 학생들은 수학 시간에 비율을 왜 배워야 하는 지 저절로 알 수 있다.

국어와 수학 연결하기

6학년 국어 시간에 ‘모서리’라는 동시(童詩)를 읽으며 ‘끝이 뾰족한 귀퉁이’를 모서리라고 배운다. 그리고 수업 시간이 바뀌어 수학 시간이 되면 입체도형에서 ‘면과 면이 만나는 선’을 모서리라고 한다고 배운다. ‘모서리’라는 단어에는 이 두 가지 뜻이 모두 들어 있는데, 상황에 따라 다른 정의를 선택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교사가 이 두 가지 상황을 대비해서 설명해 준다면, 학생들은 ‘모서리’에 대한 개념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연결성을 아는 것은 수학이 들어있는 사회적 현장을 알게 해 줌과 동시에 수학 개념을 확장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과목을 넘어서(횡적 연결성), 학년을 넘어서(종적 연결성) 전체적인 관점에서 한 가지 용어의 다양한 사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과 수학 연결하기

5학년 1학기 과학 시간에 ‘속력’을 배운다. 그리고 5학년 2학기 수학시간에 ‘평균’을 배운다. 수학 시간에는 주로 점수의 평균을 구하는 것을 다루지만, 1학기 때 과학 시간에 배운 것을 상기 시켜서 ‘평균 속력’을 설명할 수도 있다. 그 단원에 있는 것을 새로 배우면서, 동시에 다른 과목에서 이미 배웠던 내용을 섞으면 강력한 지식이 될 수 있다. 자유자재로 이런 수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초등 교사 밖에 없다!

이처럼 초등 교사는, 학생들이 각기 다른 과목에서 배운 것을 연결하여 통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매우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단지 국어시간에 배운 것과 수학 시간에 배운 것, 사회시간에 배운 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전 과목의 교과과정을 알고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초등 과정 중에 한번도 여러 과목을 연결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학생이라면,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해 ‘통합사고력’을 키우는 별도의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요즘 대학입시에서 통합사고력을 알아보는 논술 시험이 출제된다는데, 이러한 능력이 하루아침에 생길리 없다.

그러나 초등 과정에서부터 과목을 연결짓고 통합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 학생들은, 중학교 이후에 여러 교사로부터 배운 여러 과목을 점차 스스로 통합할 수 있게 된다. 통합적으로 개념을 이해하면, 그 이해력은 지식은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강력한 힘(창의력)을 만들어 줄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은 영역을 넘나드는 사고 유연성의 바탕에서 자라나기 때문이다.

강미선/수학 칼럼니스트 upmm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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