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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대 전자공학과 학생들이 학과에서 진행하는 '2006 여름방학 영어 및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해 토플 수업을 듣고 있다. 윤종규 인턴기자(중앙대 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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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설움 털고 국내외 굴지 기업 취업
‘학벌 굴레’ 뒤집은 실력…강릉대 전자과 일냈다
학생들을 미국의 명문 대학원에 보내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비웃었다. ‘삼류대’가 뭘 할 수 있겠느냐고. 그러나 보란 듯이 ‘뒤집기 한판승’을 일궈냈다. 최근 2년 연속 두자릿수의 학생을 미국 유수의 대학원에 합격시켰다.
변방의 이름 없는 국립대, 강릉대 전자공학과 얘기다. 강릉대 전자공학과는 올해 졸업생 70명 가운데 14명이 퍼듀대·뉴욕주립대 등 미국 명문대 석·박사 과정 입학 허가를 받아냈다. 지난해에도 10명이 합격했다.
이런 열매 뒤에는 교수와 학생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숨어 있다. 전자공학과는 학사관리가 깐깐하기로 소문이 났다. 휴강을 하게 되면 반드시 다음날 밤에 보충을 한다. 수업 결손을 막느라고 시험도 저녁 7시부터 치른다. 성적도 엄격하게 매긴다. 전공과정 첫 학기인 2학년 1학기 때는 절반 가까운 학생이 학사경고를 받을 정도다.
학생들이 24시간 공부할 수 있도록 학과 독서실도 마련했다. 독서실은 자정이 넘도록 공부하는 학생들로 붐빈다. 방학 중에는 학과 차원에서 토플반을 두어 하루에 세 시간씩 수업을 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해야 한다. 4학년 최선욱(26)씨는 “학생들이 대부분 고3 때보다 훨씬 더 열심히 공부한다”며 “명문대생들과 경쟁하려면 더 많이 노력하는 길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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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학과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왕보현 교수는 “유학을 가든 가지 않든, 모든 학생들이 유학이 가능한 영어 실력과 대기업이 인정하는 전공 실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도 이제 대학 입시 한 번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모든 젊은이들에게 ‘제2의 기회’를 주는 열린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릉/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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