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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여수여고 교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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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삭 지도] (1) 단어와 문장 바로잡기 ① 문장을 쓸 때에는 항상 서술어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서 서술어가 주어와 일치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해. 이 문장의 서술어 ‘심화될’의 주어는 ‘시장의 실패’와 ‘빈부 격차’인데, ‘시장의 실패’라는 서술어는 주어와 일치되지 않아. 아울러 ‘시장의 실패’를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오지 못하는”이라는 관형절이 수식하고 있는데, 그 내용도 바르지 않아. ‘시장의 실패’는 시장이 자원의 최적 배분을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야. 외부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나 공공재의 부족 등을 들 수 있겠지. ☞ 그 결과, 시장이 자원의 최적 배분을 보장하지 못하는 시장의 실패가 일어나고, 소득 분배의 불균형으로 인한 빈부 격차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② ‘그러므로’를 빼야 자연스러운 문장이 돼. ⓐ 형용사와 결합하는 관형사형 어미는 ‘-으(ㄴ)’이고 동사와 결합하는 관형사형 어미는 ‘-는’이야. 잘못된 형태인 ‘걸맞는’을 많이 쓰는데, 이는 동사 ‘맞다’의 활용형 ‘맞는’의 형태와 혼동하는 것으로 보여. 형용사인 ‘걸맞다’는 ‘걸맞은 맞수, 걸맞은 차림새’와 같이 써야 하고, 동사인 ‘맞다’는 ‘입에 맞는 음식, 맞는 답’과 같이 활용해서 써야 어법에 맞아. ☞걸맞은 ③ 논술에서 문장은 간명해야 해. ‘언급(言及)’이라는 단어는 ‘말을 해 나가다가 어떤 일을 화제(話題)로 삼음’이라는 뜻이므로 ‘예를 들어’와 그 의미가 중복이 돼. ☞ 예를 들어, 노인들을 양로원에 보내 잘 살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 재활 훈련을 통해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사회에서 마련해 주는 것이다. ④ 영어는 피동문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우리말은 능동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우리말다워. ☞ 하지만 아무리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성장의 과실을 특정 계층의 소수 사람들이 독점한다면 경제 성장은 별 의의가 없다. (2) 글의 흐름 바로잡기 서론의 흐름 현재 우리 사회는 ‘선성장 후분배’와 ‘선분배 후성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전개되고 있어. 성장과 분배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적인 것이며 분리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 그런데도 이러한 논쟁이 일어나는 것은 ‘성장과 분배의 조화로운 발전’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이야. 바로 이러한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제시문 (가)와 (나)의 분석을 근거로 전개한 이 글의 서론은 매우 뛰어나. 본론의 흐름 이 글의 본론은 두 문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본론1에서는 ‘분배 정의가 실현되는 대동 사회의 이상’을 근거로 하여 경제 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을 ‘경제 성장에 걸맞은 복지 향상’에 두고 논의를 전개하고 있지. 그리고 본론2에서는 ‘경제 수준에 어울리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자선적 복지보다는 생산적 복지에 초점을 맞춘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어. 논의의 흐름이 논리적이고 자연스럽지. 결론의 흐름 결론은 글 전체를 한데 뭉뚱그리는 부분으로, 서론과 본론의 내용과 일치해야 해. 따라서 결론은 앞에서 전개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정리하여 읽는 이에게 깊은 인상을 주거나 진한 여운을 남겨야 하지. 그 글은 결론은 이 점에서 흠잡을 곳이 없어. 이 논제가 나오게 된 우리 사회의 문제 상황을 언급하면서 핵심적인 내용을 다시 한 번 요약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거야. (3) 총평 이고격금(以古格今)이라는 말이 있어. 고전의 지혜를 빌려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뜻이야. 바로 논술이 그래. 논술은 옛날이나 동시대의 통찰력이 담긴 남의 글을 분석적으로 이해한 뒤, ‘지금·여기’에 있는 오늘날의 문제 상황에 대한 나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글쓰기야. 다시 말해, 제시문의 통찰력과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제를 해명하는 것이 논술이지. 이러한 논술의 기본을 이 글은 완벽에 가깝게 보여 주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상, 중상, 중, 중하, 하)이야. 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논술·구술 뛰어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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