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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www.kocca.or.kr) |
[2기 문화콘텐츠 청소년기자단 ‘가리온’] 음악비평가 이용준 씨가 말하는 표절
얼마 전 인기가수 이효리의 2집 타이틀곡 ‘겟 차(Get Ya)’가 표절시비에 휩싸이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가요계에 표절이라는 화제가 떠올랐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대중들의 무관심 속에 표절시비는 사라졌고, 이효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활발한 방송활동을 시작하였다. 대중가요의 표절은 이전에도 많은 논란거리가 되었었다. 표절 곡으로 판명이 났거나, 표절 의혹이 제기된 곡들에 대해서는 매번 의견이 분분했다. ‘음악을 만들다보면 어쩔 수 없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그 수많은 음악들 중에 겹치는 음악이 없을 수가 있느냐, 음악만 좋으면 된다’라는 의견을 내세우며 표절을 정당화 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다른 사람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엄중히 처벌되야 한다’ 또는 ‘표절은 창조적 창작행위를 저해하는 행위로 대중음악의 발전을 막는다’와 같이 표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논쟁은 한순간일 뿐이었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졌다. 이런 현실 속에서 표절의 부당성을 알리고, 대중가요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음악 비평웹진 KMRA의 운영자 이용준 씨를 만나보았다. KMRA는 80년대 후반부터 강화된 기획사 체제로 인해 모든 뮤지션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며 가요계의 고질병인 표절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대중음악의 발전을 모색하는 사이트다. 표절 아니다, 샘플링이다? 그에 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표절기준은 두 마디 이상의 음절이 동일한 경우를 표절로 규정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까지 대중문화를 감시하던 심의기구가 철폐된 후에 저작권 법안은 겉으로는 강화된 것 같이 보이나 실제로는 표절에 관한 제재가 전무하다고 한다. 이런 법적 제재를 교묘히 피해 표절이 빈번하게 이루어졌고, 이러한 표절은 오리진(Orign)이 아닌 아류로서, 대중문화의 발전보다는 제자리걸음을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현 가요계 시스템은 가수를 ‘음악인’으로서가 아닌 ‘상품’으로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소액 투자로 소위 ‘대박’을 꿈꾸는 것은 비단 일반적인 기업활동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음악 기획사들의 경우에도 ‘좋은 음악’에 대한 열정보다는 ‘투자 대비 이익창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어요.” 그는 “심지어 ‘무단 도용’ 이후 벌어진 표절 논란을 ‘샘플링’이라 주장하며 실제로는 원작자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었다”며 지오디의 ‘어머님께’와 2PAC의 The Life goes on이 표절시비에 걸려 기획사간의 합의를 통해 100%저작권을 2PAC에게 인도한 사례를 들어주기도 했다. 더욱이 “‘표절논란’에 휩싸일 경우 ‘가수만 다치는 시스템’이므로 앞으로도 계속 ‘투자 대비 효율, 원가절감’ 등을 내세워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의 명분을 이어갈 것”이라고 현 가요계의 시스템의 부조리를 주장하였다. 표절, 창조적 사회 좀먹는다 그는 “국내 교육 제도 아래에서의 ‘표절’ 행위는 한국 교육제도가 성과주의에 입각한 부분이 강해서인지, 그다지 큰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며 표절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근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러한 교육시스템의 문제가 ‘지식이 없는 지식인’을 양성하게 되고 이것이 사회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까지도 좀먹게 되는 최악의 결과로 치닫게 된다는 것. 표절이 만연한 분위기에서는 자연스럽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창조적인 인간’에게 기회는 오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표절과 관련해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중음악계에서 표절을 근절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장 두터운 소비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청소년 계층이 좀더 다양한 음악을 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한 가수의 팬이라면, 그 가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 누구보다 ‘음악적인 이슈’인 ‘표절’관련 의문을 나서서 제기해야 합니다. 표절의 문제가 비단 그 음악을 생산해 내는 사람에 그치는 것이 아닌 청취자에게도 있으니까요. 청소년기에 음악을 즐기는 좋은 방법으로 ‘자신에게 맞는 음악’을 ‘찾아서’ 듣길 권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찾고, 비슷한 음악을 찾아서 들어보는 일련의 작업은, 한때가 아닌 한평생 같이 살아갈 ‘음악’이라는 존재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조원진 기자(서울 대성고 2년) 이가연 기자(서울 저동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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