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문화콘텐츠 청소년기자단 ‘너나들이’] 청소년 영화제작인들을 만나다
HRC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 수가 해마다 증가해 올해는 10년 전인 1996년에 비해 2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는 설문조사에 대해 1996년엔 응답자의 45%가 “있다”고 대답했지만 지난해인 2005년도엔 응답비율이 72%에 달했다. 월평균 영화관람 빈도는 1996년엔 0.5회였으나 점차 증가해 올해는 0.8회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영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비례하여 청소년들의 영화제작에 관한 관심도 높아져 청소년은 영화를 보는 관객에서 제작자로 위치를 바꿔가고 있다. 한 예로 전북 완주군 삼례읍 용정마을 초등학생들이 만든 ‘창시’라는 창작영화인 모임을 들 수 있다. 이 모임은 각종 장비를 빌리고 복권기금 예술사업단과 완주군에서 지원한 1000여만 원의 제작비로 영화작업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공동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가 하면 선생님과 학생들이 번갈아가며 감독을 하고 주민들을 배우로 출연시켜 <웰컴 투 용정골>이라는 영화를 만들고, 마을축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큰 시사회를 가지기도 했다. 또한 인천에서는 영화감독이나 연기자를 지망하는 고교생들이 모여 영화제작 동아리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중력, 나의 무게>, <깽값>, <디자인 라이프> 총 3편의 영화를 찍은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외 많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활동으로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워 가고 있다. 그래서 문화콘텐츠 앰배서더 기자단은 영화동아리를 꾸준히 이끌어 가고 있는 학교를 탐방하여 청소년들의 영화 활동의 실정을 알아보고 그들의 노고를 심층 취재해 보았다.배재대 영화제작동아리 ‘스크린’와 ‘프레임’ 먼저, 대학 영화제작 동아리로 배재대학교 소재 영화동아리 ‘스크린’과 ‘프레임’을 찾아봤다. 배재대학교는 대전 소재 대학 중 유일하게 영화제작동아리가 있는 학교다. 1988년에 창단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스크린’은 8㎜, 16㎜의 소형영화를 제작하며 영화예술연구 및 감상을 통한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매주 소강당에서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며, 축제 때에는 대형 스크린이 준비되어 있는 강당에서 학생들에게 무료로 좋은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회원들은 동아리 활동 중 가장 보람 있는 활동에 대해 “서로에게 좋은 영화를 추천하고 토론하며 비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스크린은 현재 1기에서부터 18기까지 탄탄한 유대관계로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자랑하며 대동제 영화 상영과 학내 행사, 다양한 친목도모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92년에는 대전지역 영화동아리 연합공동체 영화제인 ‘장자크아노 영화제’를 실시하면서 대전의 8개 대학교와 연합회를 이루기도 했다. 이 학교에는 스크린뿐만 아니라 ‘프레임’이라는 영화동아리도 있는데, 프레임은 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학생들이 모여 영화감상, 영화정보공유, 영화 관련지식 습득뿐만 아니라 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순수영화창작동아리. 이 동아리에서 배출된 많은 동문이 영화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풋 보이>, <필사즉생>, <올뤠이즈 비 보이즈>, <갓 블레스 유>, <오늘, 또 다시…> 등 다양한 작품을 제작했고 현재 <번트>를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프레임은 촬영 중 있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에 대해 들려주기도 했다. “2002년에 <프리스타일>이라는 단편영화를 촬영 했을 때 일이다. 정신병자 역할이었던 주인공을 E.L.S(익스트림 롱 샷-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가 매우 먼 사이즈) 촬영하고 있었는데 스태프들은 모두 주인공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진짜 정신병자를 수송하던 병원차량이 갑자기 주인공 앞에 서더니 태우고 가려 했고, 우리는 급히 주인공이 있던 장소까지 달려가 잡혀가는 것을 간신히 막을 수 있었다.” 한편, 프레임은 한국 영화계의 실태에 대해 “한국영화의 문제점은 영화를 너무 상업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 상업성은 매우 중요하지만 영화는 상업적인 면보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더 강조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크린쿼터라는 제도를 통해 한국영화의 문화적인 면을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대전 둔원고 영화제작동아리 ‘D.I.F’ 한편 대전둔원고등학교의 영상 제작 동아리 D.I.F.는 광고, 다큐멘터리, 영화, 청소년드라마 등 영상제작을 주목적으로 조직된 동아리. “동아리 회원 모두가 영화를 좋아하고, 연극․영화 계열로 진학을 희망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한국청소년영화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영화제작을 직접 하게 되었다. 2기 때는 대전청소년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D.I.F.의 회장 김선일 학생의 말이다. 한류 열풍, 1,000만 관객 돌파 신화 등으로 더욱 발전한 영화 산업에 힘입어 많은 청소년들이 영화 제작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청소년영화들에 대한 지원은 그 중요성에 비해 부족한 실정. “학교에서 촬영시간을 따로 내주질 않아서 모든 촬영을 야간자율학습시간에 틈틈이 시간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좋은 영상의 화질이나 영화의 상황표현이 많이 힘들었다. 게다가 예산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까지는 대전시 연합영화제작동아리(키데마)와 청소년 영화협회 같은 기관에서 제작비용, 식비 등을 지원받았는데, 올해는 키데마 활동 해체로 인해 학교에서 지원해 주는 비용으로만 활동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동종 동아리인 교내 방송부와 나누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활동하는 내내 교통비와 식비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영화제작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앞으로 저희 동아리에서는 학생들의 일상생활에서의 문제점, 장애아동의 실태와 같은 현실적인 작품을 만들 생각이다. 올바른 생활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영상제작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거다. 예산 사정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포기할 순 없다.” 굳은 의지를 담아 그는 이어 청소년 영화계에 대한 희망사항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소년 영화를 저급하고 일회적인 영화라고 바라보는데 이러한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좋은 영상을 담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현재는 촬영기기 지원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애초의 일정대로 촬영하는 것조차 힘이 든다. 적극적으로 청소년 영화인들에게 그들의 재능과 포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들의 희망이다.” “미래 영화인의 새싹에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현재 청소년 영화는 미래 우리의 영화계를 이끌어갈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좋은 상황에 있지 못하다. 하지만 부족한 시간과 예산, 그리고 열악한 촬영기기와 장소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쳐나가는 청소년들이 있기에 한국영화의 미래는 밝은 것이라 기대된다. 대한민국에 있는 청소년 영화제작 동아리는 총 1700여 개. 많은 투자와 제대로 된 영화제작 교육을 받은 동아리도 있지만, 대부분의 동아리들은 청소년 영화는 일반 영화의 아류성을 띄고 있다는 편견과, 자금난으로 운영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대전영화제작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미래의 한국영화 산업의 인재들인 청소년들의 영화를 허술한 아류작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관심을 갖고 격려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은, 박정은, 송민석, 이상은, 임종혁 기자(대전 둔원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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