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청소년기자단 ‘도전과 꿈’] 판에 박힌 교가문화의 문제점
2005년 한 국내 포털 사이트가 실시한 학창 시절의 기억에 대한 조사에서 약 60%의 응답자가 졸업 후 성인이 된 뒤에도 교가를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학교 행사시에 교가를 부르는 빈도가 높다는 사실이 잘 반영된 결과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조회, 시상식, 졸업식 등의 대부분의 행사에서 교가를 부르게 된다. 학교 행사시에만 부르게 된다고 하지만 학생이 학교 내에서 음악을 접하는 시간이 많지 않음을 감안하면 교가는 교내 음악 활동에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국에는 총 1만 2000개 이상의 학교가 있고, 이들 대부분의 학교에 교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교의 특색을 잘 나타내고, 학생들의 생활방향을 제시해야할 교가가 지역 명이나 경관요소 등의 명칭만을 중요시하고 개인보다는 학교 공동체만을 강조한다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 마음에 들지 않는 교가ㅇ교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재미없다 14 | 그저 그렇다 14 | 재미있다 7 | 관심없다 5
ㅇ교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학교생활과 밀접하지 않은 가사 11 < br>단조로운 멜로디 10 < br>교가에 부적절한 빠르기 3 < br>모르겠다 3 < br>부르기 어려워서 1 14세~19세 사이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이 교가가 재미없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는 학교생활과 교가 가사가 관계가 없어 와닿지 않는다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단조로운 멜로디라 응답한 사람이 10명이었다. 가사 중에서도 대부분의 교가에서 지역 경관요소가 등장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모교의 교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효섭 군(17, 창원)은 “우리학교 교가에는 우리학교가 세워진 들판의 이름이 나온다. 교가를 듣기 전에는 이러한 이름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대체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스러워했다. 또 교가가 학교의 특색은 전혀 반영하지 않아 그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유재혁 군(18, 서울)은 “우리학교 교가는 뒷부분의 교명을 제외하면 우리학교와 전혀 관계없는 가사들이다. 교가로서 바람직하지 않고 재미도 없는것같다.” 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러 학교의 교가들이 하나같이 학생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들의 교가에 대한 인식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 학생들 중 약 63%가 “교가가 재미없는 것은 당연하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77%의 학생들은 “더 친숙하고 부르기 좋은 교가로 바뀌면 좋겠다.” 라고 대답했다. 현재의 교가를 사실은 그다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서도 그런 것을 너무나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부산 모 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평소에 교가에 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본적은 없다. 원래 교가가 딱딱한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생각해보니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가의 내용만 조금 바뀌었지 형식은 너무 똑같았던것 같다. 교가의 근본 목적에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학생들의 마음에 들게 교가를 정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학교 관계자들을 비롯한 우리들이 교가에 대한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떨쳐버리지 않는 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최근에 개교한 몇몇 학교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틀에 박힌 교가가 아닌 참신하고 부르기 좋은 교가를 정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에 위치한 국제고등학교는 영어로 된 팝송을 교가로 정했다. ‘Sky Blue Dream’이라는 제목의 곡으로 실제 들어보면 교가라기보다는 최신 팝송에 가까운 느낌이다.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좋아서 교가를 자신의 애창곡마냥 즐겨 부른다고 한다. 신동현 기자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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