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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3 19:35 수정 : 2006.09.04 17:28

수천년 살아 숨쉬는 논어의 힘
청소년 눈높이 맞춘 성현의 지혜

1318 책세상/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하랴’ 가장 쉬운 말 같지만 가장 어려운 말이다. 그것은 바로 실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의 국어점수가 좋아 부모님이 날 칭찬해서 기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가 나와 나 자신이 대견스러워 흐뭇해지는 것. 이것이 사람이 살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자 사람만이 느끼는 기쁨이라고 <논어>에서는 말한다.

이처럼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기쁨은 진정 고전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어른들이 고전을 읽으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고전을 읽기 위해서는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다. 고전은 수천 년 전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고전을 보면, 그 과거 속에는 미래가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그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고리가 필요하다. 그런 고리를 만들어 청소년들이 쉽게 현재를 생각하고 미래를 접속할 수 있는 책이 있다. 바로 배병삼의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사계절 펴냄)이다.

이 책은 사계절에서 청소년을 위한 고전강독시리즈를 만든 것 중 제3권이다. 10여 년간 <논어> 연구와 강의에 매진해 온 배병삼 교수가 학이편에서 요왈편까지 논어를 구성하는 스무 편의 글에서 각각 뼈대가 되는 주제를 뽑아 얘기를 풀어내고 있다. 한문 원전의 뜻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청소년들이 현재 생활하면서 느낄 수 있는 주제들을 경쾌하게 꼬집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웰빙’에 관심이 많다. 공자는 옛날 사람으로는 보기 드물게 73세라는 장수를 누렸다. 제자들은 그런 그의 생활을 관찰하여 진짜 웰빙에 대하여 말한다. 유기농 채소 등 좋은 음식 먹고, 편안한 집에서 지내며, 쾌적한 환경에서 사는 것이 웰빙이라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죽도록 일을 해야 한다. 제철음식을 먹고, 식물성 위주의 식단, 과음하지 않는 것은 지금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밥을 먹을 땐 밥 먹는 일에만, 잠잘 땐 잠자는 일에만 열중하고, 아무리 헐한 음식이라도 감사히 여기며 먹는 것, 이런 태도가 공자의 진정한 건강 비결이라고 한다.

<논어>의 핵심은 역시 12장 안연편 진리, 또는 매트릭스 내용이다. 공자는 ‘인’이란 ‘진리’요. ‘길’이라고 말하고, ‘극기복례’가 ‘인’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실체’라는 생각을 넘어 ‘관계’란 각성에 이르면 ‘인’이 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관계를 맺고 화합해야 한다고 한다. 자기중심적인 생활로 삭막해지고 있는 현대에 남을 먼저 생각하는 논어의 정신을 배운다면 우리사회는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 밖에 우정, 분배와 성장, 민주·평등교육 등 우리시대에 절실한 문제들에 대하여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공자가 꿈꾼 세상은 결코 이상적인 세상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현실이다. 고전은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쉬는 현재 이야기이다. 고전을 통해 선인들의 지혜를 배우고 오늘과 다른 내일을 준비해보자.

주상태/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회원, 중대부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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