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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7 20:59 수정 : 2006.09.07 20:59

초등 1·2학년 영어 시범수업 가보니
책 대신 CD 활용…인형 등장도

45분 내내 왁자지껄했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따라 자리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공을 주고받으며 자기 소개 놀이도 했다. 몸짓을 해가며 큰 소리로 영어 노래도 불렀다.

조기 영어교육을 부추긴다는 우려와 영어교육 효과에 대한 기대 속에 시작된 1·2학년 영어 시범수업을 들여다봤다.

7일 3교시에 서울 중평초등학교(노원구 하계동) 1학년1반 학생들이 처음으로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다. 이 학교는 올 9월부터 1·2학년 영어교육 시범수업을 시작하는 전국 50개 초등학교 가운데 한 곳이다. 시범학교에서는 2007년까지 일주일에 한 시간씩 재량활동시간에 영어를 가르친다.

이날 수업은 영어 전담교사가 수업을 끌어가고, 담임교사가 수업 진행을 도왔다. 이정래(38) 영어 전담교사는 수업에 들어가면서 돼지·개구리·미키마우스 등 갖가지 인형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영어 알파벳은 따로 가르치지 않았다. 이 학교 교사들이 교재를 만들었지만, 수업 시간에는 책 대신 애니메이션 시디(CD)를 주로 활용했다. ‘My name is~’(내 이름은~)로 시작하는 자기 소개 문장을 듣고 말하는 게 이날 수업 내용이었다. 4명씩 짝을 지어 공을 주고 받으면서 영어로 자기 이름을 말하는 놀이를 하며 반복적으로 문장을 익혔다. 대부분 의미를 새기기보다는 기계적으로 교사의 말을 흉내내면서도, 쭈뼛거리거나 쑥스러워하는 아이는 거의 없었다.

선생님이 ‘Sit down!’(앉으세요), ‘Stand up!’(일어나세요)하고 영어로 말하면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유치원에서 영어를 배웠다는 이진희(7)양은 처음에는 선생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채 동작을 보고 따라하다가 몇 차례 같은 문장이 반복되자 선생님이 말하는대로 정확하게 반응했다.

영어 학원에 다닌다는 박준서(7)군은 “영어가 어렵지 않고 재밌어서 수업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상당수 아이들이 이미 유치원이나 학원에서 접했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 보였다.

이용호 교장은 “학부모들은 수업 교재를 보고 ‘학원보다 수준이 낮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1·2학년 수업은 영어 실력을 키우기 보다 흥미를 끌어내 주는 게 목표’라는 점을 설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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