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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모닝스페셜’ 등 진행 원어민 강사로 유명
가수 김미영씨와 7월 전통혼례로 부부인연 맺어
난 ‘한국식’ 배웠으니 아내 ‘영국식’ 배울 차례
[이사람] 10년 한국생활 마치고 귀향 영어강사 매튜 레드맨
톡톡 튀는 영어강사 매튜 레드맨(31·영국)이 10년간 한국생활을 마치고 13일 고국으로 ‘일단’ 돌아간다. 지난 7월29일 성균관대에서 전통혼례식을 올린 부인 김미영(25)씨와 고향 노팅검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어서다. 그는 “그동안 못 논 만큼 실컷 놀고, 석사공부도 더해 더 좋은 선생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아참, 우리 와이프가 영국식 배워야 해요. 나는 10년 동안 한국식 배웠잖아요. 그래야 아이들 잘 키울 수 있잖아요. 귀국하는 진짜 이유에요. 고향 가면 9월30일 다시 영국식으로 결혼식 올려요.”
그가 마지막 EBS ‘모닝 스페셜’ 생방송을 마지막으로 진행하던 지난 1일, 스튜디오 곳곳에선 흐느낌 소리가 흘러나왔다. 1년 반 정들 대로 정이 든 매튜의 고별방송에 스탭과 작가들이 그만 눈물을 억제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와중, 매튜는 징을 들고 나와 “이 방송에서 징을 한번 처보고 싶었다”며 징~징~징~징 소리를 울려댔다.
“저도 정이 많아 눈물이 날 때도 많아요. 하지만 일할 때는 울어선 곤란하거든요. 만나면 헤어지는 게 우리 인생인 걸요.” 그는 EBS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99년 ‘리스닝 스페셜’ 영어교육 프로그램에서 한 꼭지를 처음 많은 이후 이듬해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정식직원이 돼 작가 겸 자문 겸 편집일을 2년 반 계속했다.
그 사이 ‘딩동댕 유치원’ ‘톡톡 잉글리시’ 등을 제작해 영어교육판에선 꽤나 유명인사가 됐다.
97년 1월 한국에 와 20대를 온전히 원어민 영어강사로 보낸 그는 “영어 잘 하는 비법은 실수를 두려워말고 매일매일 꾸준히 반복하는 것 뿐”이라고 단언한다. “저는 택시 탈 때 운전기사들한테 한국말 많이 배웠어요. ‘결혼’을 발음 못해 ‘게론’ 했다가 창피도 많이 당했죠. ‘냉소’란 말은 ‘콜드 카우’라고 연상하면서 익혔어요.”
영국 대학에서 ‘드라마를 통한 교육’을 전공한 매튜는 “감정이나 표정이 살아있지 않은 영어는 ‘로봇 영어’에 지나지 않는다”며 “입으로는 ‘아임 베리 해피’ 하면서 인상쓰거나, 웃으면서 ‘아임 새드’ 하는 게 바로 그런 예”라고 했다.
그는 “영국에서 아버지가 <가디언> 신문에 실린 한국 관련 기사나 사설을 보내줘 한국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며 “한국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정이 많아 참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사람들 영어배우기 열기는 참 대단해요. 부럽기도 하고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어학원에선 백인 원어민만 무턱대고 선호하는 것 문제많아요. 인도나 블랙들 가운데 정말 영어 제대로 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는 귀국준비 하면서 섭섭한 마음에 한국친구들과 쫑파티를 10일 오후 3시 서초동 시민의 숲에서 열었다. “한국에서 받은 정,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었어요. 와이프의 나라니 더욱 정이 깊어요.” 글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사진 교육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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