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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5 16:18 수정 : 2006.09.15 16:18

지금까지 12번의 수업이 진행됐다. ⓒ인터넷뉴스바이러스

해임이후 처음진행 된 조연희 교사의 길거리 문학 수업


교육부의 해임결정이 처음 진행된 조연희 교사의 길거리 수업이 14일 4시30분 동일여고 앞 골목길에서 시작됐다.

길거리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길목 입구에는 동일여고 교감과 체육교사들이 학생들의 진입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뒷길로 돌아와 길거리교실을 가득 채웠다.

수업시작 20분전부터 맨 앞자리를 지키고 있는 백수정(18)양은 “노력 많이 하셨는데 결과가 안 좋아 너무 안타깝다”라며 “밖에서 수업하니 느낌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 여학생은 열두 번의 수업을 한 번도 빼먹지 않았다고 한다.

길목에서 학생들을 막는 동일여고 교감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수업시작 전 “저 해임된 소식 들으셨나요?”라는 조연희교사의 질문에 아이들은 탄성으로 아쉬운 마음을 전했고 길거리수업은 한용운님의 시 ‘님 의 침묵’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아이들은 자신의 님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시를 한번 낭독한 아이들은 수업중간 자신의 '님'을 그려보라는 선생님의 말에 자신의 님을 그림 그렸다. 어떤 학생은 미래의 남자친구도 그리고 한 학생은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그렸다.


한용운님의 시 ‘님 의 침묵‘을 설명하고 있는 조연희교사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왜 하필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그렸냐는 질문에 여학생은 “우리선생님도 지금 이 길거리수업을 지지하고 계세요. 근데 이 싸움이 학교생활 하기가 힘든 걸로 들었거든요. 그런데 우리를 위해 계속 해주신다니 정말 존경스러워서요.”라고 답했다.

교사들을 향한 학생들의 마음은 애틋해 보이기까지 했다. 또한 수업중간 야자 때문에 수업에 참가 하지 못하는 고3 학생은 수업중간 조연희교사에게 음료를 건 내고 교실로 돌아갔다.

60여명이 참가한 이번수업은 아이들이 해임소식에 슬퍼할 것 같아 준비한 특별한 수업이라고 한다.

조연희 교사는 “해임이 끝이 아닙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그래서 한용운님의 ‘님 의 침묵’을 선택한 것입니다.”라며 “시에 있는 뜻처럼 내가 절망하면 안 되겠죠? 길거리수업 정신에 맞지 않잖아요. 절망이아니라 희망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다음 주에 있는 중간고사와 학생들의 시간을 고려해 수업은 비교적 일찍 끝났다. 마지막으로 조연희교사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하며 공부 잘하는 비결을 일러 주기도 했다.

이후 수업은 10월 중순에 다시 시작할 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수업은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되는 수업이 됐으면 좋겠다. 라고 조교사는 말했고 학생들 또한 또 다시 자리를 함께 하겠다고 약속 했다.

수업이 끝난 후 한 여학생은 선생님의 해임소식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 여학생이 조연희교사의 해임소식을 듣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조연희 교사의 뜻을 지지하는 한 교사는 “해임이 결정되어 가슴이 아프다.”며 “많은 사람들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한 마디 씩을 거들지만 다른 것만은 몰라도 진실은 승리한다는 걸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신나는 학교를 만들 때까지 조연희 교사 혼자만의 싸움이아니라 우리 모두의 싸움인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수업을 이어갈 예정이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들의 사정으로 시간에 쫓겨 수업을 끝냈다는 조연희교사는 “앞으로 갈 길이 더 멀어졌어요.”라며 “지금까지 함께해준 학생들 고맙고 원하면 수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안민희 기자 letmelove_11@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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