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17 16:22
수정 : 2006.09.18 13:42
주근깨주스 /
친구 얼굴과 목에 난 주근깨를 세는 아이가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앤드루다. 앤드루가 닉키의 주근깨를 세는 이유는 엉뚱하게도 ‘부러움’ 때문이다. 평소 씻기를 싫어하는 앤드루는 주근깨가 있으면 얼굴과 목을 씻지 않아도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주근깨를 갖고 싶어한다. 샤론은 앤드루의 부러움을 알아채고 50센트를 받고 ‘주근깨 주스’ 만드는 비법을 적은 쪽지를 건넨다. 샤론의 비법대로 주스를 만들어 먹은 앤드루는 배탈이 났지만, 보란듯이 펜으로 얼굴과 목에 파란색 주근깨를 찍어서 학교에 간다.
앤드루처럼 어렸을 때는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이 갖고 있다는 게 참 부럽다. 부러움이 지나쳐 질투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행히 부러움의 대상이 성적이나 책읽기 등이라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어떻게든 친구가 가진 것을 나도 가지려 하고, 친구가 하는 것을 나도 해보려 한다. 그러다 보면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다.
<주근깨 주스>는 아이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동화다. 남처럼 되고 싶은 아이의 한바탕 소동을 통해 내가 가진 장점을 찾고 이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나아가 올바른 자아를 찾는 계기도 마련해준다.
이 책에서 이런 역할을 맡은 인물은 담임 선생님 켈리다. 켈리는 앤드루에게 레몬향 나는 비누를 건네며 ‘주근깨 없애는 비법’을 알려준다. 비누를 쓴 뒤 깨끗해진 앤드루를 보고 켈리 선생님은 “주근깨가 없어도 멋있다”고 말해준다. 앤드루의 부러움을 샀던 닉키에게도 켈리 선생님은 “주근깨가 없는 닉키는 상상도 할 수 없다”며, 각자 자기 모습 그대로가 가장 소중하다고 강조한다.
켈리 선생님의 현명한 대처로 앤드루와 닉키의 문제는 해결되는데, 문제는 남을 닮고 싶은 유혹을 꼬드기는 사람이 늘 있다는 사실. 지은이는 이번엔 샤론을 끌어들여 닉키를 유혹한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50센트 짜리 주근깨 없애는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나선다. 샤론같은 얄미운 친구가 주변에 꼭 있다는 사실도 명심하라고 저자는 얘기하는 듯하다. 하지만 어렸을 적 남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하거나 질투했던 경험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니, 자녀가 그렇다고 부모가 너무 정색하고 달려들면 곤란하지 않을까?
주다 블룸 글, 정문주 그림, 지혜연 옮김/시공주니어 5500원.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