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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7 16:40 수정 : 2006.09.20 14:01

과거사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 (김동원/대원외고 1학년)

한국 근현대사를 단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파란만장’이라는 사자성어가 제일 적절하다. 대한민국은 단 60년 동안 제국주의, 파시즘, 동족상잔의 내전, 일당 독재, 군사 독재 등 비극적인 모습을 비롯하여 국민들의 피땀으로 일구어 낸, 세계가 놀란 비약적인 경제성장과 참된 민주주의 쟁취 등을 경험했다. 서구 사회가 아무리 짧아도 한 세기가 넘는 세월을 필요로 했던 발달과정들이 60년이라는 시간에 집약되어 있는 것이 바로 한국 근현대사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파란만장한 지난 60년 간의 행보를 평가,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이론(異論)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중략) 나는 아직도 과거의 독재자들에게 경배하는 자들이 안쓰럽고 슬플 뿐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만화 박정희>의 서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왜곡된 역사보다 더 슬픈 것은 세뇌 당한 영혼들이다.”

과거사 청산에 앞서서 우리는 역사를 왜 기록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역사의 본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가장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개념은 역사가 ‘과거의 중요한 사실들의 선별된 집합’이라는 것이다. 과거를 기록해서 후대에 전한다는 것. 이것은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왜 역사는 기록되었는가? 우리의 조상들은 자신들의 공적을 후손들이 기려주기를 바라는 뜻으로 기록하였고, 자신들의 과오는 후손들이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기록했다.(중략) 이를 위해서는 역사 속의 의혹들을 안개 속에서 끌어내어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중략)

그렇다면 과거사 청산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왜 있는 것일까? 그 세력들은 한국 수구세력들과 언론들로써, 자신들의 과거의 잘못이 드러나게 될까봐 그들은 과거사 청산에 극구 반대한다. 이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을 들먹이며 지금이 과거사 청산할 때냐며 정부를 다그친다. 신자유주의적 경제 체제에 발맞춘 시장 개방과 성장을 통한 분배만이 해답이라며 기득권층이 경제적 이득을 계속해서 얻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뇌리에서 과거사 청산을 점점 떠나게 만들어 자신들의 추악한 과거사를 숨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중략)

그것은 역사의 가해자들이 그 과오를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라 저지른 잘못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사 청산도 이와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나 과거사 청산은 지나간 일의 죄를 묻는 것이 아니다. 가해자가 그 죄를 반성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것에 대한 온당한 죗값을 가해자가 치르게 만드는 것이 과거사 청산이다. (중략)

나의 사관을 이른바 ‘자학사관’이라고 비판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에게 묻겠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자는 것이 자학사관인가? 우리 근현대사의 가해자들이 그들의 잘못을 숨기려는 행태와 아직도 태평양전쟁의 만행을 반성하지 않는 일본 우익 세력의 망발과 비교해 보라. 과연 무엇이 다른가?

내가 생각하기로는 과거의 죄를 감추고 숨기려는 역사관이야말로 진정한 ‘자학사관’이다. 과오를 은폐함으로써 그 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기최면을 거는 것이 바로 ‘자학사관’이다. 우리나라 수구 세력을 이 최면술에서 얼른 깨어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과거사 청산은 필요하다.(하략)

[평] 사실 바탕 풍부한 논거·일관된 관점 돋보여

이 학생은 한국사회의 과거사 진상 규명에 대해 사실에 바탕을 둔 논거를 풍부하게 제시하며 진보적 관점을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다. 독서와 경험의 폭을 넓혀 나가며 조금 더 폭넓게 공부하면 훌륭한 인재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박안수/광주고 교사, 문장글틴(teen.or.kr) 운영자 ansu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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