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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게임이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대통령은 ‘도둑 맞으려니 개도 안 지는다’는 속담을 인용했다. 이에 대해 ‘주인이 도둑이어서 개가 안 짖었다’라고 반박하는 것은 언어의 사회성을 무시한, 지나치게 발산적인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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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발산적 사고도 사회적 약속 벗어난다면? 지금 사행성 게임이 창궐한 것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도둑 맞으려니 개도 안 짖는다.” 는 말을 두고 “주인이 도둑이기에 개는 짖지 않았다.” “계륵 같은 대통령” 이라는 말이 난무하고 있다. 사행성 게임이 이토록 번창하도록 만든 것이 누구의 잘못이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이들의 공방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 도둑 맞으려니 개도 안 짖는다는 속담의 뜻은 ‘도둑을 맞을 때에는 그토록 시끄럽게 짖던 개 조차도 짖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말에서 주인이 도둑이기에 개는 짖지 않았다는 함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지나치게 ‘발산적’인 사고다. 또한 ‘계륵(鷄肋)’은 '닭의 갈비’를 말한다. 닭의 갈비는 먹을 만한 살은 붙어 있지 않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부분이다. 계륵은 그다지 가치는 없으나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여기에서 ‘계륵 같은 대통령’이란 함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고 자기 얼굴에 침 뱉는 행위이다. 얼마전 서울대학교 입학관리본부에서 제시한 <논술 평가 기준>은 이해·분석력 20점, 논증력 30점, 창의력 40점, 표현력 10점이다. 점수 배점에서 창의력이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한 이유는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해석하면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높이 사겠다는 뜻이다. 문제를 풀어 나가면서 숨겨진 전제나 결론을 발견해 다양한 고찰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 창의성 있는 사람이다. 높은 창의력을 가진 사람만이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으며,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만이 우수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서울대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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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석/인천동산고 철학교사,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논리를 찾아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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