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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시험 계획표를 이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동준이가 ‘내신짱’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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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1등 비결 들여다보니…
시험계획표 구체적으로,과목별 출제경향 꼼꼼히… 중간고사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연휴 전에 시험을 끝내는 학교도 있어서, 이번 중간고사 준비는 예년보다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은 ‘나보다 성적이 좋은 친구에게 배우라’는 것이다. 중학교 2, 3학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동준이가 ‘내신짱’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을 털어놓았다. 동준이는 서울 상계동 청원중학교 3학년이다. 2·3학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내신짱’이지만, 동준이가 처음부터 이처럼 좋은 성적을 자랑했던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때도 그냥 보통이었어요. 중학교 1학년 때는 과목 평균이 70~80점이었으니까 공부를 최고로 잘하는 편은 아니었죠. 그러다 1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계기로 성적이 올랐어요. 한 번 시험을 잘 보고 나니까, 다음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 수 있어서 좀 더 쉬워졌어요.”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즈음, 동준이에게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일까? 우선 공부를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 학교에서 주목을 받는 것을 보면서 ‘나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안하는 것이 아닌데, 성적이 제자리를 맴도는 것이 속상했다. 그래서 시험 계획표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 나만의 맞춤 시험 계획표를 짠다 동준이는 시험 한 달 전, 늦어도 3주 전에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학습 계획표’를 짠다. 매 시험 때마다 계획표를 짜는데도 여전히 계획을 세우는데만 꼬박 하루가 걸린다. 자신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학습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여러가지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처음 시험 계획을 세우는 학생들은 자신이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과목이 얼마나 부족한 지 스스로 잘 몰라 어려움을 느낀다. 동준이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국·영·수 위주로 무조건 한 번에 두 시간씩, 이런 식으로 계획표를 짰다가 현실과 맞지 않아 수정을 거듭하기도 했다. 지금은 계획표를 짜는 일에 익숙해졌고, 그 시간을 몹시 즐긴다. ‘이렇게 공부하면 시험은 문제 없겠다’는 생각에 뿌듯해지기 때문이다. 동준이의 시험 계획표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 1.국어, 영어, 수학 시험 대비를 먼저 하고, 암기 과목은 시험 1주일 전에 총정리 할 수 있도록 계획 한다. 이 때 시험에 임박해서 암기과목 공부 시간이 부족하거나, 반대로 암기 과목 때문에 국, 영, 수 막바지 정리가 소홀하지 않도록 시간 배분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2.학습 계획은 시간이 아니라 단원별로, 구체적으로 세운다. 만약 오늘 국어의 ‘시’단원을 공부하기로 했다면, 교과서는 몇 쪽부터 몇 쪽까지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관련 문제집을 몇 권이나 풀지, 몇 쪽부터 몇 쪽까지 풀 것인지 정해둔다. 국어 두 시간, 사회 세 시간, 이런 식으로 막연하게 정하면 목표한 공부를 다 마치기 어려워 계획 전체가 무산될 위험이 있다. 3. 자신 없는 과목과 자신 있는 과목을 분명히 따져보고 엄격하게 학습 시간을 배분한다. 시험 공부를 하다보면 애초 계획과 달리 자신이 수월하게 생각하는 과목을 오래 붙잡고 있는 경우가 생긴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 부족한 과목에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당한다. 4.월간, 주간 계획표 외에 일일 학습 계획표를 별도로 만들어 책상 앞에 붙여두고, 한 가지씩 계획했던 것을 마칠 때마다 지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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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준이는 늘 하는 공부와 시험 공부를 구분해 생각한다. 시험이 다가오면 평소 보던 책과 문제집을 잠시 접고, 각 과목 선생님들의 출제 경향과 문제 수준을 고려해 대비한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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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 대비 먼전 한뒤 암기과목 1주일 전 총정리
시간배분 치중하기보다 열세과목 집중적으로 공부
책·문제집 여백에 필기를… ■ 과목별 출제 경향과 수준을 분석한다 같은 선생님이 한 학년을 모두 가르친다면, 그 과목 시험은 선생님의 ‘입’에 달려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했던 부분이 반드시 시험에 나온다. 반면 같은 과목을 여러 선생님들이 나누어 맡고 있다면, 그 과목 시험은 ‘보편적인 문제’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으니 문제집을 반복해서 풀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동준이는 시험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변수’들을 면밀히 파악해 대비한다. 또래 친구들은 늘 하는 공부와 특정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공부를 구분해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동준이는 시험이 자신이 공부한 절대량을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시간이기에 앞서, ‘출제자의 의도’를 읽고 대응해야 하는 문제적 상황이라는 점을 갈파하고 있다. 평소 공부와 시험 공부를 구분해 과목별로 공략하는 방법은 이렇다. 국어 : 모든 문제와 답이 교과서 안에 있다. 평소 꼼꼼하게 필기를 해 두었다가, 한 단원씩 차근차근 읽어보며 선생님이 강조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공부한다. 수학 :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들을 모두 푼 뒤, 비교적 쉬운 문제집을 선택해 풀어본다. 동준이의 수학 문제집은 특수목적고 대비를 위한 어려운 문제집부터 비교적 쉬운 것까지 총 4권이다. 이 중에서 ‘교과서 수준’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평소에 풀지 않고 시험 시기에 맞춰 푼다. 영어 : 평소 학원에서 사용하는 읽기, 듣기, 문법 교재를 잠시 접고, 교과서 본문을 통째로 왼다. 학기 초에 구입한 영어 참고서(자습서)를 펼쳐 교과서 관련 문제를 풀면서 최종 점검한다. 기타 과목 : 암기 과목은 무조건, 선생님이 강조했던 부분을 눈에 띄게 표시해 두었다가 반복해서 읽는다. 사회 등 외울게 많은데 어렵게 느끼는 과목은 조금 일찍 준비하고, 비교적 수월한 과목은 시험 직전에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 공책과 오답노트를 과감히 없앤다 평소 책이나 문제집의 여백을 최대한 활용해 필기를 한다. 책과 공책을 동시에 보면서 공부를 하자면 헛갈리고 집중이 잘 안된다. 알아보기 쉽게 책에 필기를 하는 것은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만, 한 번 이력이 붙으면 효과는 두 배다. 모든 문제는 교과서로 통하니, 본문을 보면서 보충 학습도 할 수 있는 것. 문제집 역시 처음 풀 때 틀렸던 문제를 여백에 풀이해 두고, 다음에 복습할 때 문제집을 처음부터 넘겨가며 틀린 문제를 더 유심이 보거나 한 번씩 더 푼다. 각 과목 오답 노트를 한 권으로 만들어 놓으면 시험 직전 5분 학습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실제로 오답 노트를 만드는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이지 않다. “딱 한번만 해보면 된다”고, 동준이는 거듭 말한다. 주변 친구들 중에 동준이에게 시험 대비법을 묻는 아이들이 여럿 있었데, 그 중에서 성적이 오른 경우는 자기만의 시험 계획표를 만들어 끝까지, 무조건 해 본 친구들이었다. 이렇게 한 차례 시험을 치고 나서 좋은 점은, 시험 때 뿐 아니라 평소에도 자기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동준이는 일년, 한 학기, 한 달, 한 주, 하루 계획을 세우고 해 내는데 재미를 붙였고, “나는 천재가 아니지만, 스스로 한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는 자부심도 갖고 있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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