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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6 19:11 수정 : 2005.03.06 19:11

서울 상경중 축구 동아리인 ‘악바리’ 회원들이 풋살반 야영 때 선배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있다.

종례가 끝나기 무섭게 대부분의 학생이 학원 수업시간에 맞추느라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간 텅 빈 운동장으로 학생들이 한 명, 두 명씩 모이기 시작한다. 일부는 교복 차림으로, 일부는 유니폼을 입고 서로 팀을 갈라 어둑어둑해져 공이 안 보일 때까지 열정적으로 축구를 한다. ‘악바리’라고 하는 서울 상경중 축구 동아리 학생들이다. 정식 학교 동아리가 아니지만 전교생이 다 아는 동아리이다. 조원표(16·3년)군은 “집에 가면서 운동장을 보면 항상 그 친구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며 “매일 땀을 흘리며 신나게 운동하는 모습도 보기 좋고, 축구를 매일 하다보니 실력도 엄청 좋은 것 같아서 정말 부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악바리’는 많은 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고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악바리’를 만들고 현재 주장을 맡고 있는 최재성(16·3년)군은 “한 선배의 소개로 축구 클럽을 만들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알게 돼서 우리 학년에서 축구를 좋아하고 잘하는 친구들을 모아 축구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며 “모두들 축구를 좋아해서 자주 운동하고 싶었지만 그동안은 팀을 만들기가 어렵고 반 친구들과 하려고 해도 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 희망사항이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최군은 “가끔 우리처럼 자생적으로 생긴 인근 학교 축구 동아리와 원정경기도 하는데 승패를 떠나서 신나게 뛰는 것도 좋고, 경기가 끝난 뒤 화합의 시간에 나누는 대화도 무척 즐겁다”고 덧붙였다.

이 동아리가 이렇게 잘 운영되는 데에는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는 학교쪽의 도움도 크다. 상경중에는 풋살반(실내축구), 농구반, 수영반 등 많은 특기적성교육이 있어서 ‘악바리’ 학생들은 겨울에는 풋살반에서 축구를 하며 보낸다. 특히 방학 때는 1박2일 동안 풋살야영을 하는데, 졸업한 선배들도 함께 참여해 기수별로 경기를 하다 보면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한다. 좋아하는 운동을 실컷 할 수 있는 날이다.

축구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면, 학업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동아리 회원인 권지수(16·3년)군은 “학원에 갇혀서 12시간 동안 있는 것보다 하루에 1~2시간 정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니까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며 “실제로 ‘악바리’ 학생들은 방과후에 1~2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축구를 한다는 것말고는 다른 학생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로 취미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한창 뛰어 놀아야 할 중학생들 사이에 이런 문화가 더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사진 이한솔/서울 상경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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