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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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명문고? 오해죠“ |
■ 이우학교의 꿈과 고민
“섬 아닌 현실속 뿌리내려야”
최근 몇년 새 세워진 대안교육 분야 특성화학교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단연 이우학교다. 이우학교는 어느 지역보다 교육열이 높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학교 터를 잡았다는 점과 다른 특성화학교들과는 달리 도시형·비기숙형 대안학교라는 점 등 몇 가지 특징 때문에 설립 초기 단계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광필 교장은 “도시에 학교를 세운 것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도시에 살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한 결과며, 분당을 선택한 이유는 분당이 가장 교육열이 높고, 따라서 가장 비교육적인 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성공하면 다른 도시 지역으로 이우학교 모델의 확산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숙형이 아닌 통학형을 고집한 이유는 지역에 뿌리내리는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아이들이 학교가 자리잡은 지역에서 살아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대안학교가 ‘고립된 섬’으로 존재하지 않고, 일반 학교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이 되려면 도시형·비기숙형 학교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학교가 현재 안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어려움은 학교 재정 부족이다. 학급당 학생수가 적고 다양한 특성화 교과를 운영하기 때문에 일반 학교에 비해 많은 운영비가 들지만, 다른 특성화학교들과는 달리 교육청의 재정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수의 전횡과 독단을 막기 위해, 재력가의 힘을 빌리지 않고, 100명의 시민들이 이우교육공동체를 구성해 십시일반으로 돈을 내 학교를 세웠기 때문에 다른 사립학교들처럼 큰 규모의 재단 전입금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 교장은 “이우학교가 공공성을 가진 학교라는 점을 인정하고 재정 지원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립 초기에 비하면 많이 줄긴 했지만, 학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부잣집 자녀들을 위한 또 하나의 명문 사립고가 아니냐’는 의심이 그것이다. 그러나 학교 관계자들은 “상당 부분 오해이거나 부풀려진 얘기”라며 손사래를 친다. 설립 초기 이우교육공동체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종태 이우학교 이사는 “100명의 설립자 대부분은 사회운동가, 교사 등 평범한 시민들이며, 학부모도 ‘의식만 높고 경제적 능력은 그리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물론 수업료(분기당 66만원)가 일반 학교(분기당 39만원, 중학교는 무료)에 비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교육청의 재정 지원만 이뤄지면 곧바로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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