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18 19:14
수정 : 2006.09.18 19:14
미인증 대학서 학위 딴 33명 적발…논문도 형식적
형식적인 논문으로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엉터리 박사’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경찰청 수사과는 18일 이런 엉터리 박사 33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서울 ㅅ대학 교수 김아무개(42)씨 등 전·현직 교수 3명 등 8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나머지 24명 가운데 공소시효 5년이 지난지 않은 ㄱ대학 교수 김아무개(53)씨 등 현직 교수 4명에 대해선 해당 대학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991년 12월부터 지난 2004년 7월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 대학에서 1인당 200만~1천만원의 학위 취득비용을 주고 형식적인 논문 제출만으로 공학, 경영학, 문학, 교육학 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정규 학위를 취득한 것처럼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중 상당수가 인터넷을 통한 퀴즈 수준의 형식적인 텍스트 강의를 수강해 60학점을 이수하고 다른 논문들을 편집해 만든 논문으로 불과 3개월만에 학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고,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제목을 영어로 쓰지 못하고 논문내용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인터폴을 통한 회신에서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이 대학을 일정금액에 학위를 판매하는 ‘학위남발 가공대학(Diploma Mill)’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대학 인증기관인 CHEA(Council for Higher Education Accreditation)에도 등록돼 있지도 않은 대학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미국연방정부 미승인 박사학위 소지자를 상대로 학위취득 경위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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