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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서울지부는 21일 ‘참교육을 위한 교사 건강권 토론회’를 열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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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론회 열려
“임신한 여교사가 하루 네 시간 이상을 서서 수업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대다수의 여교사들은 자연 유산을 흔히 경험한다. 종일 서서 가르쳐야한다는 점과 아이들의 생활지도 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최근에도 내가 아는 두 명의 젊은 여교사가 첫 임신이었는데 자연 유산되었다. 30대 중반의 한 여교사는 둘째를 가졌다가 자연 유산 되었는데, 바로 직전에 수업 태도가 바르지 못한 한 아이와 심하게 갈등을 일으켰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남성중 고정희교사
“지난 2003년에 고양시에서 모 교사가 보충수업하다 사망한 일이 있었다. 아침 7시에 출근에서 보충수업, 정규수업, 야간자율학습까지 지도하다가 과로로 사망했다. 이것은 인문계 고등학교 담임들의 현실이다. ” - 전교조 박석균 경기지부장
“지금까지 학교폭력하면 교사가 가해자인 폭력으로만 접근했는데, 이제 교사가 피해자인 폭력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 학교 안에서 교사들이 당하는 조롱, 욕설, 폭력에 시급한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에 내가 아는 교사도 폭력성이 짙은 중학교 1학년 학생을 지도하다 맞은 적이 있다. 학생들은 그 교사를 ‘학생한테 맞는 못난 교사’로 불러 교사에게 2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 학생이나 학부모에 의해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폭력은 교원에게 지속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 이금천 정책실장
교사들의 건강, 사회적 관심 필요하다
전교조 서울지부와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은 공동으로 21일 교사의 건강실태와 정책적 대안을 모색해보는 ‘참교육을 위한 교사 건강권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는 교사들이 ‘자신들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에 대해 세상에 꺼내놓는 첫 시간이었다. 그동안 교실에서 묵묵히 수업만 진행하던 교사들이 막상 토론회가 시작되자, 그동안 자신들이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하나둘씩 꺼내놓았다. 한마디 씩 말을 한 교사들은 ‘이제야 교사들의 건강에 대해 말할 수 있어 속 쉬원하다’는 표정이었다.
토론회에선 교사 건강에 대해 처음으로 조사한 결과 발표도 있었다. 원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상윤 책임연구원은 서울지역 교사 2,254명을 대상으로 교사 건강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사들은 음성건강, 직무상 스트레스, 근골격계 증상 등에서 위험 신호가 있었다. 과거에 음성 문제로 이비인후과 진료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서 869명이 응답해 전체 43%가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사실상 목에 이상이 있는데, 치료를 받지 않은 교사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이라며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43%가 병원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업무과중, 자주바뀌는 교육정책, 학교 복지시설 부족... 교사 직무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론 ‘학교 안에 복지시설이 부족하다, 일선 교사의 참여 없이 교육 정책이 결정되고 그러한 교육정책은 교단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 교육 정책이 너무 자주 바뀌어 혼란이 생긴다, 주당 수업시간과 업무량이 과다하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총 21개 문항에서 스트레스가 높은 항목에 1-5점을 매긴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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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상윤 책임연구원이 교사 건강과 관련한 설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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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학부모가 학교나 학급 운영에 대한 교육적 이해가 부족하고 성적에만 관심이 있는 것, 특별교실이 부족하여 교과 외 교육 활동에 지장을 주는 것도 교사가 스트레스 받는 원인이었다. 이 연구원은 “전체 조사대상자의 18% 정도가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의심군으로 선별되었다”며 “교사의 정신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설문을 통해 신체 부위별로 근골격계 질환이 의심되는 교사도 많았다. 특히 무릎/다리, 어깨 질환을 호소한 교사 13.7%, 목 부위 질환 호소 교사 13.2% 등은 당장 의사의 정밀진단이 필요했다. 이외에도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조롱. 욕설, 폭력을 당한 교사도 전체의 6.8%나 된다는 결과도 있었다. 이 연구원은 조사결과에 대해 “교사들의 건강실태가 심각하다”며 “우리 사회에서 교사의 음성 장애 예방관리 및 보상대책이 마련되어야하고, 교사에게 적합한 스트레스 예방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교사들의 발언과 조사결과를 지켜본 교육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신영재 과장은 “사회변화에 따른 아동비만 등 학생건강권엔 관심이 있었지만, 교사 건강에 대해서 지금까지 관심 밖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다”며 “앞으로 교사의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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