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24 15:44
수정 : 2006.09.24 21:36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1)
제목부터 특이한 ‘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레모니 스니켓의 불행한 사건의 연속)는 밝고 맑은 어린이 동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책의 분위기 그대로 괴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유머로 가득하지요. 의문의 화재사고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버린 세 남매의 불행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영화는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은 먼 친척 올라프 백작이 후견인으로 소개되면서 더욱 꼬여가기만 합니다. 가식적인 미소로 가장한 그는 아이들만 남게 되자 본색을 드러내며 신데렐라가 서럽도록 아이들을 구박하기 시작합니다. 억지스러운 요구로 아이들을 괴롭히던 올라프 백작은 급기야 둘째 클라우스에게 손찌검을 하고 방문을 닫아 버리기까지 합니다.
Count Olaf : I am very disappointed in you, Children.
너희들한테 실망이구나, 얘들아.
Where were we?
어디까지 했었지?
Violet : Are you OK?
괜찮아?
Klaus : No.
아니.
Violet : Klaus, what are you doing?
클라우스, 뭐 하는 거니?
Klaus : I am going.
난 갈 거야.
Violet : Going where?
어디로 간단 말이니?
Klaus : Home.
집으로.
Violet : This is our home now.
여기가 이제 우리 집이야.
Klaus : This is not home.
이건 집이 아니야.
Home is where your parents put you to bed at night,
집이란, 엄마 아빠가 밤에 침대에 아이들을 뉘어주고
where they teach you to ride a bike or
자전거 타기를 가르쳐주거나
where they get all choked up on your first day of school.
자식이 처음 학교 가는 날 목이 메는, 그런 곳이란 말야.
This is not home.
이건 집이 아니야.
How could they do this to us?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가 있지?
I'm disappointed in ~ 는 ‘~에 실망했다’는 의미입니다. 교양 있게 나무라는 척 하는 올라프 백작의 말이기에 더욱 얄밉게 들리는 표현이지요.
I'm disappointed in this city.
나는 이 도시에 실망했어.
We were disappointed in his attitude.
우린 그의 태도에 실망했다.
아이들을 방에 가둬버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친구들에게 ‘우리 어디까지 했더라?‘하고 화제를 바꾸는 올라프 백작. where were we? 는 대화가 끊겼을 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기 위해 쓸 수 있는 표현이지요.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클라우스는 창을 통해 탈출하려 하고, 맏이인 바이올렛은 그런 동생을 다독입니다. 하지만 이미 부모님이 돌아가신 아이들에게 돌아갈 곳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This is our home now. 끔찍한 곳이지만 이제 여기가 머물러야 할 곳임을 얘기하는 바이올렛. 하지만 클라우스는 단순한 ‘집’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home을 일깨웁니다. home이란 거주를 위한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가진, 가족간의 사랑이 함께 하는 곳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지요. 부모가 아이들을 재워주고,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고, 아이들이 학교 가는 첫날 감격에 목이 메기도 하는, 그런 사랑을 함께 하는 곳이 진정한 ‘home’이라는 것입니다.
choke up 은 감정이 격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눈물을 참느라 목이 메고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떠올린다면 아마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How could they do this to us?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 있지? 하는 말은 상대에 대한 원망을 가득 실은 표현입니다. 아직 보호받을 나이의 세 주인공들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어른에 대한 원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럼, 말 그대로 ‘불행한 사건의 연속(series of unfortunate events)’이라 할 수 있는 이 남매의 가혹한 시련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지, 그리고 남달리 영특하고 지혜로운 이 아이들이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다음 회에서도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서현주/조기영어교육 사이트 쑥쑥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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