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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주입식 : 토론수업 8% 뿐…서울 주요대학도 설명형 64%
필답평가 일색 : 100곳 모두 “강의평가” - 공개하는 곳은 10곳
박씨나 이씨만 유별나게 열악한 교육환경에 놓여있는 대학생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여전히 ‘콩나물 강의실’에서 주입식 강의를 듣고, 필답고사로 획일화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재성 열린우리당 의원이 전국 4년제 종합대학 100곳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올 1학기 기준으로 수강생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등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수인 35.7명 이상인 강의 수가 전체 강의의 45%나 됐다. 절반 가까운 대학 강의가 경제협력개발기구 중등학교 수준에도 못미치는 환경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100명 이상이 한꺼번에 강의를 듣는 대강의도 전체 강의에서 6%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 10곳만 뽑아 봐도 35.7명 이상이 수강하는 강의가 전체의 40% 이상이다. 100명 이상 듣는 강의도 5%에 이른다. 미국 웰슬리대, 리드대, 미들버리대, 칼튼대 등이 한 강좌당 학생수가 평균 16명을 넘지 않는 것과 견줘보면 대학교육 환경이 뚜렷이 대비된다. 수업방식도 대학 100곳의 강의 가운데 절반이 넘는 53%가 설명식으로 이뤄지고, 토론식 수업은 8%에 그쳤다. 실습중심으로 진행하는 강의는 20% 정도다. 서울 4년제 대학 10곳을 놓고 보면, 설명식 강의가 64%에 이르고, 토론식 수업이 38.6%, 실습중심 수업은 4.4% 뿐이다. 실험·실습을 주로하는 이공계와 의·치학대학 전공수업을 빼면 전체의 80.9%가 설명식 강의다. 평가도 필답고사 중심의 획일화된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대학 100곳에 개설된 강의 가운데 중간고사는 65%, 기말고사는 74%가 필답고사로 평가를 하고 있다. 조사대상 대학 100곳이 모두 강의평가를 하고 있지만,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대학은 10곳 뿐이다. 최재성 의원은 “이번 조사결과는 대학이 교수를 확보하고, 강의환경을 개선하는 등 교육투자를 늘리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대학이 등록금이라도 최우선으로 교육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희 최현준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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