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08 20:58
수정 : 2006.10.08 20:58
생각키우기
패스트푸드 가게 의자와 영화관 의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빨리 먹고 일어나야 하는 패스트푸드 가게 의자는 딱딱합니다. 한 시간 이상 영화를 감상해야 할 영화관의 의자는 편안하고 푹신합니다.
이 세상 모든 ‘의자’는 각기 다른 모양, 다른 느낌으로 사람들의 엉덩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의자들은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정지해서 자신에게 기대어 앉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것이 의자의 희망이며 소원입니다.
의자는 역사 속에서, 특히 계급사회에서 신분의 상징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왕의 의자는 오직 왕만이 앉을 수 있었습니다. 왕이 올 수 없을 때는 왕의 의자만 놓고 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앉는 이의 신분에 따라 의자의 크기, 장식, 재료가 달랐습니다. 의자는 그 의자를 사용하는 사람의 신분과 사회적 지위, 권력의 크기를 의미했습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점유하는 특정한 공간은 항상 그 사람으로 환유됩니다.
가장 원초적인 의자는 바로 내가 딛고 서 있는 땅입니다. 나를 우주적 위치에서 받쳐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자는 또, 자신이 의지하고 의존하는 절대적 존재, 또는 사상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내가 쉬는 곳, 내가 쉴 수 있는 곳, 내가 내 몸을 맡길 수 있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반대로 의자는 자신이 규정되어 있는 그 무엇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조용히 앉아 있어’라고 한다면, 아이에게 그것은 통제이며 강제입니다. 의자에 앉는다는 것은 순응과 복종을 뜻하기도 합니다.
나에게 의자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엄마는, 아빠는 과연 어떤 의자일까요? 아이들마다 다르게 이야기할 것입니다. 불편한 의자, 세 발로 이루어져 균형을 잡지 못하는 의자, 내가 마음대로 앉을 수 있는 의자, 앉으라고 정해져 있는 의자, 마냥 편안한 의자 등 우리는 다양한 의자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식탁 의자, 교실의 의자, 버스와 자동차의 의자, 야구장 의자, 공원 의자, 혼자 앉는 의자, 여럿이 함께 앉는 의자 등 의자는 그 공간의 성격과 목적을 나타냅니다. 그러므로 의자는 모든 공간의 주인입니다. 그 주인들이 앉을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루 동안 움직이기와 멈추기를 반복합니다. 그리고 멈출 때는 항상 의자를 찾습니다. 날마다 만나는 의자 속에 담긴 생각을 찾아보세요. 역사 속에서, 문학과 예술 속에 등장하는 의자 속에 담긴 생각을 즐겨보세요.
차오름/지혜의숲에포크아카데미 원장, <엄마가 키워주는 굿모닝 초등 사고력> 저자
생각의 불꽃을 타오르게 하는 질문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의자는 어떤 의자일까요?
-왜 대부분 책은 사각형으로 생겼을까요?
-오른손잡이는 편하고 왼손잡이에게 불편한 것들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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