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5 19:28
수정 : 2006.10.15 19:28
동북공정 논란에 휘말려 있는 우리 역사 시대는 고구려 말고도 발해가 있다. 발해(渤海)란 이름은 무슨 뜻일까? 발해만 위쪽에 있는 나라라는 뜻이다. 당나라 때 <신당서> <후당서> 등을 보아 그렇게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서기>에는 고려(高麗)라고 돼있다. 대조영이 세운 나라는 고구려(高句麗)를 물려 받은 나라인 셈이다. 그렇다면 왜 발해로 불렸을까? 당시 중국본토를 차지하고 있던 당나라가 지방정권으로 격하하기 위해 일부러 사용하자, 대조영이 어쩔 수 없이 발해로 개칭했다고 한다.
발해는 200년 남짓 존속했던 과거 우리나라의 한 나라에 불과할까? 아니다. 4대 왕대까지 발해는 동북아의 강력한 왕조였다. 북으로는 산둥반도를 점령하고 베이징까지 쳤으며, 남으로는 현재의 속초 근방까지 장악했다. ‘해동성국’이라는 명성은 괜히 붙여진 게 아니었다.
<대조영>은 여러 모로 도발적인 위인전이자 역사책이다. 단순하게 역사교과서에 몇줄로 소개되는 발해 를 총체적으로 다르게 보게 만든다. 단순히 고구려 일부 유민들과 말갈족을 이끌고 잠깐 존재했다 사라진 나라라는 인식을 확 바꾸게 만든다.
저자는 이를 위해 당시 중국과 일본의 역사서를 두루 섭렵했다. 또 고대사 연구 학자들의 오랜 연구결과를 꼼꼼히 들여다 보았다. 장면장면마다 등장하는 년도와 장소가 기존의 어떤 역사책보다 구체적인 점은 이런 노력 덕분으로 보인다.
이런 역사 고증 노력 위에 당시 대조영의 활약상을 그럴듯하게 덧씌웠다. 그래서인지 696년 대조영이 고구려 유민들을 이끌고 영조에서 봉기를 일으켜 신의성을 진격하고 요동성을 회복하는 장면이 영화처럼 펼쳐진다. 동모산에서 건국하는 장면 또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섬세하다. 사실과 상상을 결합한 ‘팩션’ 소설이면서도, 역사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임동주 지음. 마야/6800원.
박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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