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산지역 고교 부교재 채택료 인하 운동 결실 |
경남 마산의 ㅈ여고 2학년 학생들은 2학기 수학 부교재를 2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학교에서 도매 업체와 협의해 부교재를 싸게 살 수 있는 할인권을 나눠줬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 할인권을 서점에 가져가면 9500원짜리 수학문제집을 7500원에 사게 된다. 이 학교 2학년 315명의 학생들이 총 63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마산 ㅅ여고 학생들도 지난 8월 1만6천원짜리 영어 문제집을 25% 할인된 1만2천원에 살 수 있었다. 이들은 도매 업체에서 2400원(15%), 서점에서 1600원(10%)을 할인받아 1인당 4천원(25%)씩을 아꼈다.
지난해 경남 진주의 한 고교 교사들로부터 시작된 ‘부교재 채택료 거부 및 가격 인하운동’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 전교조 경남지부가 부교재 인하운동을 이어 받아 운동 본부까지 결성해 가며 활동을 시작한 지 1년 여 만이다. 그동안 운동 본부는 전교조 소속 670여 교사들이 참여한 ‘부교재 채택료 거부 및 가격 인하 촉구’ 선언을 이끌어 냈고, 부교재 가격 인하를 촉구하는 6만여 지역 주민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부교재는 학교에서 교과서 이외의 교재로 사용되며 주로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채택한다. 부교재 선택의 대가로 채택료가 교사나 학교에 관행적으로 지급되며, 참고서 가격 거품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양태인 전교조 경남지부 대변인은 “채택료 거부 운동을 펼친 뒤 실제로 많은 교사들이 채택료를 받지 않고 있지만, 참고서 가격은 여전히 내려가지 않아 본격적으로 인하 운동을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운동 본부는 건전한 방식으로 영업을 하려는 경남 지역의 한 출판물 도매 업체와 손을 잡았다. 경남 지역 학생들은 앞으로 이 업체에서 공급하는 수십 종의 참고서를 2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양 대변인은 “본격적인 부교재 채택철이 되지 않아 아직 많은 성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12월쯤 되면 많은 학교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부교재를 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 본부는 앞으로 학부모 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와 손을 잡고 부교재 가격 인하운동을 전국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현옥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부교재 채택료 관행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학생과 학부모”라며 “부교재 채택료뿐 아니라 수학여행, 졸업앨범 등에도 다양하게 적용되는 리베이트 관행을 깨나가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