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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2 18:51 수정 : 2006.10.22 18:53

돈키호테

400년 전 스페인에 미겔 데 세르반테스라는 사람이 살았더라, 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사람이 지어낸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주인공이 라만차의 귀족 돈키호테다. 유르크 슈비거가 다시 쓴 <돈키호테>는 이처럼 아이들에게 세르반테스의 원작을 이야기로 들려주듯 전개된다.

이야기의 내용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의를 구현하고 미인을 구원하는 기사들의 무용담을 즐겨 읽던 라만차의 귀족 돈키호테는, 직분에 충실하지만 그다지 영리하지 않은 산초를 시종 삼아 기사가 되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해 덤비다 부상을 당하고, 양 떼를 적으로 여겨 말을 달려 창을 꽂는 돈키호테는 시종 산초의 근심거리이자 지켜본 이들의 놀림감이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어느새 책으로 출간되고, 돈키호테는 진정한 기사로 대접 받기에 이른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와 산초를 세상에 선보인 17세기 당시, 스페인에는 여러가지 기사 이야기가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작가는 기사의 행적과 면모가 부풀려 전해지고 과도하게 추앙받는 현실을 꼬집으며 읽는 이들에게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지만, 유르크 슈비거는 ‘풍자’나 ‘패러디’를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 듣기에도 유쾌하고 흥미진진할 장면들을 모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중에 “안타깝게도 여기서는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알려줄 수 없다. (작가인 세르반테스에 의해) 이 장이 곧 끝나버리기 때문”이라며 느닷없이 참견을 하기도 하는데, 그 부분 또한 익살스러운 원작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한 편을 듣는 듯한 느낌을 더한다. 돈키호테의 환상과 실제 현실을 한 장의 그림 안에 절묘하게 버무려낸 야센 기젤리프의 그림도 인상적이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 원작, 유르크 슈비거 글, 야센 기젤레프 그림. 마루벌/1만2천원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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