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03 14:15
수정 : 2006.11.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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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날 버튼을 달아주고 있는 김현주 교사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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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곡중 김현주 교사, 학생인권 존중 선언
학생의 날, 학생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학생인권을 존중하겠다는 교사의 한마디다.
2일 의정부시 발곡중학교 김현주 교사는 학생들에게 “학생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바이러스>에서 진행을 하는 ‘힘내라 청소년’에 동참한 김 교사는 캠페인 자리를 빌어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인권존중 선언을 했다. 대신 학생들은 교사의 약속과 피자를 학생의 날 선물로 받았다.
“학생의날은 ‘일제시대 때 청소년들이 일본의 탄압에 맞서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일어난 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학생의날 유래에 대해 설명한 김 교사. 학생들은 자신들을 위한 날이 있다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왜 학생들을 위한 기념일에 정작 자신들은 쉬지 않느냐는 표정.
하지만 피자가 도착하자, 학생들의 교실은 금세 환호성이 가득찼다. “여러분, 학생의날을 축하해요. 학생의 날을 기념해서 여러분에게 학생인권을 존중하자는 캠페인에 신청을 했고, 이 피자를 받았습니다. 여러분을 위한 학생의 날 선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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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를 먹고 기뻐하는 학생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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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교사의 ‘센스’에 박수를 치며 “선생님이 신청한 것 맞냐”고 웃음을 지었다. 그때부터 수업은 끝. 학생들은 피자를 서로 먹고, 학생의 날 버튼을 가슴에 달며 자신들의 날을 축하했다.
이날 학생인권존중 선언은 김현주 교사의 용기로부터 출발했다. 매년 학생의날 때마다 학생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던 김 교사는 올해도 역시 어떤 선물을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학생인권 존중을 선언하면 피자를 쏘는 <힘내라 청소년> 캠페인을 발견했다. 하지만 쉽게 신청할 수 없었다. 인권 존중 선언이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교사로서 약속과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
하지만 김현주 교사는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김 교사는 “학생이기 전에 모두가 하나의 인격체”라며 “앞으로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겠어요”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가 학생들 앞에서 구체적으로 약속한 것은 ‘학생들을 존중하는 언어표현을 사용하겠다는 것’과 ‘명령하기에 앞서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겠다’는 것, 두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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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날 맞이 교사 인권선언, “학생 인권을 존중하겠습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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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사의 용기만큼 학생들이 받은 기쁨은 두배로 더했다. 김소현(중3)양은 “학생의날 축하를 받은 것도 기분이 좋은데, 선생님이 우리들의 인권까지 존중해주겠다니 감사해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황정애(중3)양 역시 “우리에게 관심 가져주는 선생님이 너무 좋아요”라고 기뻐했다.
이날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편지도 썼다. 편지에서 그는 <너희들을 만난 건 정말 선물인 것 같구나. 고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도움이 되어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만 드는구나.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를 생각해보면서 진로를 고민하고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담았다.
피자에, 인권존중에, 교사의 마음이 담긴 편지까지. 단지 하루 행사였지만, 학생의날 축하 행사를 끝낸 교사와 학생의 눈빛엔 서로에 대한 '믿음'이 한층 더 꽃피고 있었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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