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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05 17:40 수정 : 2006.11.06 16:30

인간의 본성은 악한 것인가 -〈파리대왕〉을보고…
탁성준 (울산제일고 1학년)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 대왕>을 영화로 만났다.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봤으면 좋았겠지만 순서가 바뀌었다. 영화의 앞부분을 보면서 ‘이 영화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는 영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나름대로의 규칙을 가지고 질서 있게 생활하던 소년들. 그 중에서 무력을 행사하며 약탈까지 일삼는 세력이 생기고, 하나 둘씩 그 세력에 가담한다는 내용은 우리 사회의 현실과 비슷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발언권의 의미로 사용되는 소라껍데기는 법과 절차 등을 의미할 것이다. 그런 사회제도를 무시하고 무력 등의 강압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이 생겨나는 점도 오늘날 사회의 모습과 많이 흡사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작가가 말하려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사회의 모습을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유형의 성격을 가진 등장인물을 통해서 인간에 대해서 무엇인가 말하려는 것 같았다.

작가는 영화의 배경을 무인도로 설정했다. 여기서 작가의 의도가 나타난다. 구조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배고픔. 사람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본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다. 무인도는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일어나고 문명에서 고립된 공간이다. 즉, 작가는 인간의 본성이 문명에 가려져 있다고 보고, 그 본성을 보기 위해서는 문명에서 독립되면서 극한 상황에 부닥친 상황을 설정한 것이다.

작가는 인간의 본모습을 악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악한 욕망이 평소에는 문명, 즉 제도나 법 등에 의해서 억눌러져 있다가 특정 상황이 되면 종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온다는 것이다.

규범에 따라 행동하던 소년들도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 조금씩 속에 숨어있던 원래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정당하지 않은 세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세력에 가담하게 되고 그 속에서 약탈을 일삼고 심지어는 살인까지 저지르는 잔인함도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끝까지 악한 세력에 가담하지 않는 두 소년이나, 그 세력에 쫓기는 소년을 보고도 모른 척 해주는 아이의 모습에서 인간의 본성이 아무리 악하더라도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선하고 인간다운 모습이 있고 악한 본성이 그것들을 완전히 지배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간은 악한 자신의 본성에 지배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문명이 과연 인간의 본성을 선한 것으로 바꾸어 줄 수 있는 것일까.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는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것이 아닐까.


- 관점을 가지고 읽기, 비평의 첫걸음

영화든 책이든, 혹은 모든 현상에 대하여 몇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감상을 정리한 것이 좋다. 감상문에서 비평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거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가 더 깊이 있게 다루어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 고용우/울산제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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